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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글다방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 12,600원 (10%700)
  • 2019-06-24
  • : 59,413
SF 영화보다 SF 소설을 좋아한다. SF 영화에서는 미래가 총천연색으로 묘사되는 배경이 부각되는 느낌이라면, SF 소설에서는 그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인물들 한 명 한 명의 목소리가 보다 잘 들려오는 것만 같기 때문이다.

SF라는 장르를 보고, 읽는 이유는 그것이 보여주는 신비함, 익숙한 낯섦, 그러니까 그것이 제시하는 신비로운 미래 세계에 매혹되어서가 아니다. 백년이 흐르고 이백년이 흐르도록 제 자리인 인간, 인간의 감정 혹은 한계가 사랑스럽게 서글프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이러한 서정성을 건드리는 책을 만날 수 있었다. 더구나 우리나라 여성 작가의 책이라니 더 반가웠다. 표제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포함해 책 속에 수록된 작품 하나하나가 다정하고 좋았다.

"우리는 점점 더 우주에 존재하는 외로움의 총합을 늘려갈 뿐인 게 아닌가"

시간이 극복되고 공간이 정복되는 세계에 살면서도 점점 더 외로워지는 듯한 허전함은 이 책 속 미래의 어떤 날에도 여전했다. 그래도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 저마다의 외로움을 마음 한 켠에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누군가가 이렇게 이야기해주고 있다는 사실이 참 따뜻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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