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이라는 말은 일상에서 진심" 혹은 진정"이라는 표현으로 발화되어 흔하게 사용되지만 그 기준에 따라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르게 상대에게 전달되기도 한다. 우리는 그 과정을 종종 오해"라는 말로도 표현하곤 하는데 진정성은 상대에게 무사히 전달되는 것이 관건인 것 같기도 하다.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왜곡되는 진정성은 그러면 가짜인 건가?
저널리스트이자 문화비평가인 저자는 개인적인 성실성에서 확장되어 진정성으로 표현되는 기준을 여러 주제들을 기준으로 분석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은 가짜와 부정행위를 양산하며 진실성으로 가장한 상업성으로 치닫고 그 과정에서 편리함도 있지만 곤란을 겪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문화와 정치, 자아를 기준으로 진정성에 대한 고찰을 해 보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셀럽'이 급증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의도적으로 조작된 이미지에 가려진 상업성에 호기심과 진정성에 호소한 셀럽 문화에 소비자로 전락하는 일이 많아졌다. 무대 뒤 셀럽의 가십과 진정성 추구가 하나의 퍼포먼스로 전락하며 소셜미디어가 일반인 출신 셀럽들을 양산하는 시대라는 점에서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리얼리티쇼가 대세인 요즘의 미디어에서 카메라의 존재로 인해 의도적으로 생성되는 서사는 셀럽이라는 사회적 신분을 획득하는 가장 빠른 루트로 통용되기도 한다. 리얼리티쇼를 통해 현실적인 인물들이 비현실적인 인물들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우리는 종종 확인한다.
불순한 의도를 품고 있을지라도 진정성이라는 갑옷의 보호를 받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셀럽들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아에 대한 확고하고 진정성 있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한다.
예술에서의 진정성이란 작가의 진실이라기보다는 독자에게 불러일으키는 감정에 관한 것이 중요하다. 작품 속에 예술가의 진정성 있는 자아가 담겨있지 않다고 해서 독자나 청취자가 진정성 있는 경험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작가는 작품으로 서사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관객은 각자의 경험치에 따라 해석을 달리하는 과정에서 진정성은 어떤 기준을 드러내야 하는지 우리는 정답을 단언할 수 없다.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체성'을 찾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세상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도록 돕는 정체성의 향방.
저자는 '진정성'을 우리 시대의 또 하나의 종교라고 꼽았다. 진정성은 전하고자 하는 이의 의도가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되었을 때 비로소 성립되는 복불복 같은 단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