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부작사부작 만들기를 어릴 적부터 좋아해서 십자수, 뜨개질(코바늘, 대바늘) 등 꽤 다양한 것들을 해봤었는데,
명화를 기반으로 한 프랑스 자수 도서가 출간하여 서평을 신청하게 되었다.
아직 프랑스 자수는 왠지 모르게 진입장벽이 나에겐 느껴져서 입문해보지 못한 분야인데,
다양한 명화를 직접 한땀한땀 새겨 나만의 자수 소품을 만들어 갖고 싶어 기대가 되었던 도서다.
특히 이 책의 작가 실버스노우(은설) 님의 이력이 눈에 들어와 더욱 궁금했던 것이 크다.
예술학과, 패션 공부, 이후 샤넬 자수 공방으로 알려진 파리의 에꼴 르사쥬(Ecole Lesage)에서 오트쿠튀르와 인테리어 자수 프로페셔널 과정을 이수하셨다고 한다. 8년 전 첫 작품을 시작으로 현재는 36만 구독자의 유튜브, 인스타 등의 온라인과 마포구의 공방에서 오프라인 클래스도 운영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계신다.
예술을 하는 분들은 늘 존경스럽다. 창작의 고통을 늘 안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때로는 벅찰지.
단지 프롤로그만 읽어봤을 뿐인데, 작가님이 프랑스 자수를 어떠한 철학과 의미를 담아 작품을 만들어가시는지 느껴져서, 후에 자수와 관련한 에세이를 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

예술을 크게 모르지만, 작년에 루브르 박물관을 포함한 여러 미술관들을 다녀보며 명화가 왜 명화인지, 다시금 느끼게 해줬던 경험이었다. 이렇게 감명깊었던 여러 명화 작품들을 직접 내 손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니, 얼마나 소중한 책인지!
그리고 살짝 속물적인 의견을 덧붙이자면, 여러 미술관 기념품점에서 공예관련 작품은 꽤 비싼 편이다. 십자수 도안 하나 끝까지 고민했던 게 거의 5만원 언저리였던 기억..
그런데 직접 만들 수 있다니!!
한땀 한땀 새기며 그 그림을 그렸을 화가의 시선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책의 구성은 잡지 사이즈에 가까운 크기만큼이나 시원시원하고 깔끔하다.
프롤로그 이후에 작품들을 미리 볼 수 있는 화보, 도구와 재료, 자수 준비 과정에 대한 소개가 이어진다.
이후 프랑스 자수의 기초인 13가지의 기본 스티치를 소개한 후,
본격적으로 명화를 품은 프랑스 자수 10가지를 만날 수 있다.
뒷편에 실물 크기 도안이 들어있어 초보자도 부담없이 작품을 시작할 수 있다.
10개라는 가짓수가 적어보일지 모르겠지만, 작가님의 오랜 자수 경력 속에서 엄선한 10가지 작품들이기에
완성하고 나면 정말 뿌듯할만한 작품들이 실려있다.
서양 미술작품 뿐만 아니라 신육복의 미인도, 신사임당의 초충도의 한국화도 실려있어
색다르고 단아한 자수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 만들어서 화보사진처럼 족자에 걸어두면 간지 미칠듯..
프랑스 자수가 처음인 초보자일지라도, 기본적인 준비 재료나 수틀 끼우기, 매듭 짓기, 자수 마무리 하기 등
기본적인 과정에 대한 설명이 사진과 함께 깔끔히 기재되어 있다.
사진의 해상도가 좋은 편이라, 화보 사진은 물론 과정 사진들도 불편함 없이 볼 수 있는 게 너무 좋았던 점이다.

레시피에 적힌 순서를 따라 차분히 한땀한땀 해나가면, 사진과 같은 작품을 완성해 갈 수 있을 것이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