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렇게 인쇄가 조악하고 활자가 올드한 시집을 보면서 오열하게 될 줄 미처 몰랐다.
눈물 콧물 다 짜내면서 펑펑 울었다.
최승자 시인은 그냥 내 마음을 후벼판다.
후벼판 마음에 소금까지 팍팍 쳐버린다.
울지 않을 수 없었다.
시집이 너덜너덜해질때까지 읽고 또 읽어야지.
대신, 애인 생기면 책장에서 두번 다시 꺼내지 않으리.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저렇게 살 수도 없다고 고민하는 삼십세가 훌쩍 지나버리면,
지금 이 시간도 손발 오그라는 추억, 응답하라 2012가 될테지.
그때쯤엔 이 시집이 좀 시시해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좀 울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