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이 없으므로 무효라고 외치고 싶은 사인-
차 마시다가 '한'자에 찻물 떨어졌ㅠㅠ
작년에 처음 책 나왔을때 구매하고 읽다가 끝까지 못 읽고 쳐박아두다가 최근에 비행운 나온거 보고 얼른 읽어야겠다 싶어 잡았다.
김애란은 내가 상당히 주목하고 있는 젊은 여성 작가인데,
그 또래 중에서는 글을 상당히 잘 쓴다는 생각이 들고, 발전 가능성이 상당히 있어 보여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특히나 두근두근 내 인생 같은 경우엔 김애란이 낸 첫 장편소설이라 기대가 컸었다.
단편모음집인 [달려라 아비]나 [침이 고인다]를 읽으면서는,
동시대의 비슷한 또래의(내가 훨씬 어리지만~!) 여작가가 글을 써서 그런건지,
어쩜 이렇게 내 마음 속에 들어갔다 나왔나 싶을 정도로 공감하며 읽었던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더더욱 그 기대가 컸었다.
물론 문단의 호들갑스런 몇가지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뭐 어쨋거나, 이 이야기는 소재가 진부하고 장편으로 끌어갈만한 스케일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너무나 예상 가능한 반전때문에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그 노래가사 주절주절 나올때부터 손발이 오글오글하면서 이거 뭐 있구나...싶었다.
조로증에 걸린 17살의 주인공 아름이와, 17살에 아름이를 낳은 대책없는 부모의 이야기다.
이런 소재부터가 너무나 소설적인 소재라 마음에 들지 않고,
여기저기서 많이 본듯한 것들을 끌어다 놓은 느낌이라 그리 신선한 느낌은 없다.
아름이가 자라면서 혹은 늙어가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이야기를 무심한듯 시크하게 때로는 경쾌한 느낌으로 풀어놓는데,
역시나 김애란의 글빨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읽어내기가 쉽지 않았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다행인건 충분히 슬플만한 이야기들을 신파로 흘러가지 않게 적당하게 유쾌함을 가미해서 중심을 잘 잡은듯한 느낌이다.
김애란이 상당히 '잘 팔리는' 작가 반열에 올라선건 사실이지만,
자신이 가진 그 역량과 재능을 한단계 더 뛰어 넘어설 수 있는 글들을 쏟아내줬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했던 몇몇 작가들의 몰락을 보다보면 너무 슬퍼지니까.
김애란만큼은 정말 내 기대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