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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아가씨
위저드 베이커리
책읽는아가씨  2009/07/26 22:54
  • 위저드 베이커리
  • 구병모
  • 11,520원 (10%640)
  • 2009-03-27
  • : 23,603

  올해, 나 정말 책 복이 터진건지, 여기저기서 책 선물을 무지하게 받는다. 자꾸 책을 읽다 보니 이런 기회가 찾아오는건지... 어쨋거나 기분은 좋다. 이 책은 도서관에서 이벤트 하길래 써서 냈는데 덜컥 당첨이 됐다. 으흣! <완득이>의 뒤를 잇는 성장소설이라기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이거 뭐야 좀 뜬금없지 않나...싶다가도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었다.

 

 <완득이>를 떠올리며 읽은 이 책은 허를 찌르는 구석이 있었다. 책 제목은 많이 들어봤지만, 리뷰나 기사 등 책에 관련된 어떤 내용도 본적이 없어서, 제목만으로는 상상을 못했는데, 말 그대로 상상도 못해본 환상적이면서 동화적이고 교훈적인 이야기였다. 물론 이 책을 읽을 청소년들이 교훈적이라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쩃거나 빵 얘기로 시작을 하는 책이다 보니 평소 보다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읽어나갔는다. 주인공은 말을 더듬는 16살 소년. 어머니의 자살 이후 새 장가를 든 아버지와 계모 그리고 의붓 동생과 함께 살아간다. 새 엄마의 헌신적인 자식 사랑은 자기 뱃속으로 낳은 아이에게만 향해 있었고, 아버지는 말더듬는 아들따위에겐 관심도 없으며, 의붓 동생은 주인공이 성추행을 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씌운다. 참을 수 없었던 우리의 주인공은 단골이던 빵집으로 피신을 한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빵집은 기괴하다. 뭔가 말도 안되는 빵을 팔고, 빵집에서 일하는 여자 아이는 밤만되면 파랑새로 변하는데다, 오븐 안쪽으로 들어가면 새로운 공간이 있다. 더욱이나 점장은 말도 안되는 마법의 빵을 만들어 판매한다.

 

  마법의 빵이라는것은 내가 원하는것을 이루어지게한다. 가령, 부두 인형이라는 과자는 저주를 내리고 싶은 사람을 정해서 상대방을 다치게 하는 과자다.  하지만 그에 반대되는 어떤 부작용들이 있다. 무조건 내가 바라는 소원만을 들어 주지는 않는다. 그렇다. 이 책은 선택이라는 것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현실과 공상을 넘나들면서...

 

"틀린 선택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게 아니야. 선택의 결과는 스스로 책임지라는 뜻이지. 그 선택의 결과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너의 선택은 더욱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갈 거란 말을 하는 거야. .... 그리고 일 년 도 안되는 사이에 동일한 사람에게 완전히 상극의 힘을 쓴다는 것도 문제야. 그로 인한 부작용이 반드시 너한테까지 미칠 테니까." 134p

 

  사람은 언제나 선택을 한다. 물론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불쌍한 어린이들은 대학을 갈때까지, 어쩌면 대학을 가서도 자기 자신이 선택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다들 똑같은 길을 강요받고 살아간다. 선택할 수 있는건 오지선다형 문제에서 하나를 골라내는 것 정도겠지. 그래서 더더욱 선택에 따르는 책임같은건 잘 모른다. 어릴땐 잘 몰랐는데, 그냥 다섯가지 중에 하나를 고르는 선택지 밖에 받아보질 못했는데, 이제는 너무 많은 선택의 길이 있어서 학창시절, 대학 시절때보다 훨씬 더 많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내가 가고 있는 이 길들이 정말 제대로 된 선택인지, 그에 따를 고통과 고뇌들이 얼마나 있을런지, 그 책임을 내가 다 감당 할 수 있을만한 것인지는 자신도 없고, 용기도 없다.

 

  청소년을 위한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내 또래에게 더욱 필요한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청소년들에게 선택과 책임을 가르쳐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지선다형으로 자라난 우리 또래에게도 이 책은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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