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 정말 유명한 작가지만, 그의 책을 끝까지 한번도 읽어보질 못했다. 중학생때인가, 데미안을 읽으려고 했었는데, 어렵다는 생각에 덮은 기억이 있고, 그 후로도 영어버전으로 읽으려 하다가 그만뒀었다. 살다보면 언젠가 한번쯤은 헤세를 만나겠지...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뜬금없지 만날 줄은 몰랐다.
노신 아포리즘을 읽을 때도 생각했던 거지만, 사실 이렇게 아포리즘을 모아 둔 책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독자가 한권의 책을 찬찬히 읽어가면서 자신의 상황에 맞아서 혹은 공감이 가서 고개가 주억거려지는 곳에 밑줄을 그어 나가는게 더 좋을것 같은데 말이다. 물론, 헤세의 모든 작품을 읽어 내는게 쉽지 않고, 편지나 메모등에 남겨진 글들도 있긴 하니 아주 의미가 없다고는 할 수 없겠다.
책을 읽으면서, 헤세 문학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폴커 미헬스가 밑줄 그어 놓은 곳에 내가 다시 밑줄을 그은 곳이 꽤 많은데, 무릎 탁- 치면서 공감했던 것을 옮겨본다.
-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는 두 사람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일은 다른 모든 윤리적이거나 지적인 활동보다 더 드물고 어렵다 41p
풉- 애인 생각 나는군. 어쨋거나 차근차근 헤세를 읽어가면서 나만의 아포리즘을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