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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
  • 나의 서양미술 순례
  • 서경식
  • 15,300원 (10%170)
  • 2002-02-05
  • : 4,553

 지난 주 주말에 읽기 시작하여 이번 주 수요일에 다 읽었다. 그리 많은 분량은 아니라 틈틈히 읽었다.  책의 명성은 어느 정도 들어 알고 있었고, 한창 선생의 몇권의 책을 읽어서 곧 읽어야지 해서 사두었는데 어쩐지 손에 잘 닿지는 않았다. 책 읽는 것 외에는 크게 관심이 없기도 없고 봐도 잘 모르겠다는게 그 동안의 나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왜 갑자기 지난 주에 선생의 이 책을 읽고 싶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읽고 싶어서 책 탑을 뒤졌는데 안 보였다. 정리한 기억은 없는데... 나중에 밝견하면 누군가에게 선물로 주자는 생각에 한 권 새롭게 구입했다.


책표지에 저자 소개의 사진은 선생의 젊은 시절인 듯 했다. 이 책에 담긴 글들의 적는 나이대를 생각하면 지금의 나보다 어리거나 비슷했던 '젊은이' 시절인 듯 하였다. 선생의 타계 소식도 적혀져 있어서 비교적 최근에 인쇄 된 듯 하였다. 역자도 오래전 고인이 되어 저자와 역자 모두 흙으로 돌아갔다는 생각에 묘한 감정을 느낀 상태에서 첫 장을 넘겼다. 


첫 장에서는 <캄비세스 왕의 재판>이라는 그림이 소개 된다. 형벌로 피부 등을 벗겨내는 모습인데,  그 형을 집행하는 사람들도 그냥 별 생각 없이 작기 일을 하듯 하고 있어 섬뜩했다. 선생의 "~피를 철철 흐리며 근대로 향해 탈히해간 추상열일의 모습이 여기 있다"라고 적었다. 


잘은 모르겠다. 


<죽은 연인들>은 좀 혐오스러웠다. 선생은 "죽음을 생각하라, 메멘토 모리'라는 시대의 외침에 대하여 미련하게 응답한 것이라 적어 놓았는데, 상기와 같이 저자와 역자가 이미 고인이 된 상황도 그렇지만 확실하게 죽음이 근처에 있구나 싶었던 경우가 있다.  작년에 옆에 팀장으로 와서 근무했던 E가 있었는데, 나랑은 대략 열살 정도 연상이었던 것 같다. 


첫날에는 사무실에서 같이 나가 순두부 집에서 다 같이 점심을 하고 이후에는 특별한 일 아니면 도시락파는 도시락을 식당 가는 사람들은 식당으로 가면서 굳이 같이 식사를 할일은 없었는데, 하반기에 들어서 어느 순간 몸 상태가 안좋아 지더니 10월 접어 들고 나서는 병가를 하루 걸러 쓰기 시작했다.  사정은 정확히 모르나 휴직을 할 수 있게 진단서가 나올 정도는 아니라 해서 그런 식으로 병가 정도만 썼던 걸로 기억한다. 어느 순간에는 나오지 못하다가 중환자실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올해 1월 며칠 되지 않아서 부고를 들었다. 소식을 듣고 생과 사의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네... 라고 생각 했다. 


버스로 출퇴근을 하면 인사 이후 출근한 첫날에 사무실 직원들과 같이 갔던 순두부 가게를 지나치는데 항상 생각이 난다. 그 팀장과 특별히 친했던 것도 아니었지만 그냥 허무의 감정이 쏟아진다.  


그 외에는 <모래에 묻히는 개>를 인상깊게 봤다.   "... 따라서 급류를 허겁지겁 헤엄쳐 건너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유사의 개미 지옥에 삼켜져 구제불능의 상태에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물론 이 개는 고야 자신이다. 하지만 그 당시 나는 이 개는 나라고 생각했다." 


이 책 때문은 아니지만 홋타 요시에의 <고야>를 읽고 싶어 검색했는데 벌써 절판으로 떴다.  중고로 사자니 애매하게 비싸서 도서관에서 검색 해보니 있기에 빌려봐야 겠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원본을 몹시 보고 싶다라고 생각한 작품은 고흐의 <거친 하늘과 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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