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전집2-산문]은 97년에 신문광고를 보고 산 책이다. 컴퓨터로 편집하는 깔끔한 책들에 익숙해진 나는, 글자를 조합해 찍은듯한 구판의 책이 끌리지 않아 박아둔채 시간이 흘렀다. 책장에도 꽃히지 못한 채 옥탑방 구석에서 햇볕에 표지가 바래가고 있던 이책을 다시 꺼내들게 된 이유는 김규항의 글 때문이다. "너에게 수영을 권한다"면서, 김규항은 "수영을 읽지 않는 자는 지식인이 아니다"고 까지 하였다.
리뷰를 쓴답시고 다시 꺼내 펼쳐보니 대개 책마다 그어놓기 마련인 밑줄도 거의 없고, 기억나는 장면도 없어서 난감하다. 뭐 억지로 몇마디 더 쓰는것 보다, 그 책을 읽으면서 내내 '1960년대에도 김규항이 살고 있었군'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만 적어 둔다. 김규항이 왜 그에게 매료되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이로서 [B급 좌파]에 언급한 책들을 다 보았으니, 작가에 대한 예를 갖춘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