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독서일기 2월 둘째주 (2월 4일~2월 10일)
*스펙터클 했던 일주일.
*10여년간 나름의 소속이라 생각했던 진보정당의 당원으로서의 정체성에서 벗어난... 많은 사람에게 고민을 공유하지는 못했지만, 사실 오래전부터 고민하던 것이기도 하다. 선출직이었고, 여러가지 책임들을 생각하면 죄송하고 무거운 마음이지만... 일단은 천천히 생각하려 한다.
*상반기에 하게 될 활동에 대해 여러가지를 결정하고 사람들과 의논했던 한 주이기도
<<황야의 헌책방>>, 모리오카 요시유키 지음, 송태욱 옮김, 한뼘책방(2018년 2월 3일~2018년 2월 8일) 별 세개
동네에 있는 ‘한뼘책방‘에서 낸 독립서적(?) 독립출판물이다. (거의 나오자마자 가서 구입한 듯..) 서점에서 선택한 한 권의 책만을 일정기간 동안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해진 도쿄의 모리오카 서점의 이야기이다. 저자가 고서점 잇세이도에서 일했던 경험은 인상적이었다. 전통을 가진 고서점이 책을 대하는 방식은 이런 것이구나... 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되기도 했고 말이다. 일면 대단하다 싶기도 했지만. 책에 잠깐씩 나온 희귀본을 찾으러 헤매는 사람들, 책에 대해 잘 안다는 생각에 자부심이 있는 독자들. 너무 좋아하면 이렇게들 되는 건가... 라는 생각에. 책도 적당히 좋아해야겠다는 생각을 사실 했다. 나는 너무 덕스러운 건 역시 싫다. (...)
2011년 후쿠시마에서의 재난을 겪은 후 다시 책에 대해 생각하며 더욱 일상을 지켜야 한다고 다짐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 때 저자가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 일본 전쟁 시기부터 패전기까지 대외선전지들이다. 이것을 서점의 주요 콜렉션으로 가져가게 되는 이유도 전쟁과 패전 속에서 이겨 내고자 했던 일본의 노력에 대해 감화받는 장면으로 이어지는데....솔직히 좀 뜨악했다. 이 사람 뭐야 싶은....😑 이 사람의 삶의 방식, 책을 대하는 태도, 책방을 운영하는 방침. 모두 관심이 갔지만, 일국적 사고를 갖는다는 것은 역시 참 한계가 많은 일이다.
<<액체근대>>, 지그문트 바우만, 강(2018년 1월 22일~2018년 2월 8일) 별 네개
동네사람들이랑 하는 세미나의 첫 책으로 선정한 책이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았던 책. 요즘 근대적 시간과 공간개념에 대해 다시 정의하는 논의들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나의 관심에 맞게 적당한 시기에 나타난 책이다. 지속적인것, 단단한 것 근대의 속성이라 생각하던 것들이 약해지고 정주하는 삶이 아니라 탈지리적인 삶이 더 많은 자유를 가져다 주는 사회가 되었다. ‘액체화‘된 근대적 시공간과 삶. 이런 삶과 사회의 변화 속에 구체적인 주체들의 생각은 어떠해야 하는가. 나는, 우리는 삶에 대해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가. 생각하게 한다. 이는 내가 봉착해 있는 꽤 큰 질문이기도 하다. 같이 세미나를 하는 사람들과도 이것저것 많은 질문들을 주고 받았는데, 결국은 공동체라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생각하던 관습적 공동체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단언하는 바우만의 논의. 그리고 지금의 공동체란 무엇인가?란 이 질문 앞에서사람들과 가장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던 것 같다. 같이 공부하는 이들이 함께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이들이기에. 역시나 앞으로 던지게 될 질문이 앞으로 더 기대되는 대목이다. 바우만은 결국 사회학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며 마무리하는데... 일상의 영역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 되어야 할지 여전히 고민하게 하는 결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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