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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인동시에하나인
  • 대한민국 독서사
  • 천정환.정종현
  • 15,300원 (10%850)
  • 2018-10-10
  • : 950
해방이후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이 읽어 온 책들을 통해 한국사회의 변화를 읽어내는 문화사이자 지성사로서의 책이다. 연대기식 구성의 텍스트를 읽는 것은 조금 힘들어 하는 편이지만 뭔가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와서 계속 읽게 되는 책. 그 당시의 베스트셀러가 꼭 그 사회의 분위기 전체를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많은 이들이 읽고, 영향을 받았던 책들에 대해 다시 의미를 해석하고, 재정의 하는 작업은 참 중요한 것이다.

책을 읽다 보니 2000년대 학번인 나는 중고등학교 시절 대유행을 하기 시작한 무라카미 하루키를 시작으로 대학에 와서 80년대의 흐름이었다는 맑스 레닌주의 이론서들, 80년대와 90년대의 한국 소설들과 후일담 문학들, 2000년대의 연성화된 진보담론을 다룬 책들. 포스트 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책까지 정말 짬뽕에 잡탕으로 독서를 했던 것이구나 라고 새삼 깨달았다.

어찌되었든 이런 독서사의 흐름들이 한국사회의 어느 순간을 규정하기도 했고,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개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왔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시작된 사회적 문제들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었던 독서, 사회참여적 수단으로서의 독서로부터, 90년대에 나타나는 서정시와 대표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강석경의 <<숲속의 방>>과 같은 개인과 집단의 갈등 같은 것들을 표상하는 독서의 흐름으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2000년대에 들어서서 독서의 흐름은 이전보다 더 단조로워 지는 것으로 표현된다. 자기계발서와 영어학습서의 대대적인 유행과 <<88만원 세대>>와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같은 서로 이질적인 현실감각이 현재 우리사회의 독서 경향에 혼재되어 있다. 이런 현실인식의 충돌과 괴리보다 더 심각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것일까.

한국인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읽지 않는 것인가, 읽지 못하는 것인가? 라는 질문을 책은 마지막으로 던진다. 나의 경우 요즈음 생각하는 것은 왜 읽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이다. 개인들은 즐거움을 위해 자기계발을 위해 소통을 위해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것을 위해 읽을 수 있지만 점차 왜 읽는가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는 약해지고 있지 않은가. 합의라는 추상적인 생각을 지향하는 것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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