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얄븐독자의 주제넘는 삐딱한 책읽기
  • 마교 사전 1
  • 한소공
  • 9,000원 (10%500)
  • 2009-11-20
  • : 143
책꽂이의 읽지 않은 많은 책들 가운데 유난히 눈에 밟히는 책들이 있는데 앞서 읽은 ...토끼처럼 이 책도 어서 읽고 방출해야지 하는 것 중 하나였다 까마득한 옛날? 알라딘 중고 서점 책꽂이를 기웃거리다 단지 제목에 꽂혀 무작정 들고왔었다

마교라는 중국 어느 지방에 내려간 주인공이 그 지방만의 특유한 말의 쓰임새를 기록한 사전 형식의 소설이다 언어에 대한 읽을거리는 특히나 관심이 많은데 소설을 그렇게 썼다는데 관심이 폭발했을 것이다

열거한 한자를 통해 중국의 소소한 역사 문화 등을 읽어나가는 재미는 있지만 인스타 피드가 열 개가 되지 않는다는 것만봐도 그만큼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내는데는 부족했다는 게 아닐까
그렇다고 단순 낱말풀이식 전개는 아니고 해당 한자와 관련된 마교 사람들이 얽히고 설키는 가운데 그들의 생사고락이 촘촘하게 짜여져 있기는 하다
어떤 이야기들은 뻥이 심하다는 중국인들 답게 너무 허황되어 실없기만하기도 했다

중국 소설은 거의 읽은게 없다 중국이라는 국가를 생각하면 그 체제 아래서 써낼수 있는 소설이 얼마나 다채로울수 있을까 그런 선입견이 없다고는 못하겠다

이 소설에서 읽을수 있는 당시 중국인들의 문화나 사고 방식 역시 참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서구화 되고 도시화된 내 가치 판단으로 읽어나가자니 소설로써 기대하는 재미도 없었다

아이는 살아 숨 쉬는 오역 그 자체였다
551p

지금이야 대한민국 어디를 가든 대화가 안될 정도의 사투리는 없다고 보는데 소설 속 중국의 경우는 좀 심하지 않나 싶었다 소설속 화자가 미국에 갔다가 겪는 대화 속의 표현에 대해 거부감을 토로하는 것에서 오늘날 아무리 통번역이 발달 되었다 하더라도 제대로된 오리지널 뜻과 느낌의 전달은 불가능한 것이 맞겠다는 확신이 들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번역 작품을 읽으며 해당 작가의 문체가 아름답네 어떻네 하는게 과연 가능한 일인지 의심해봐야할 일이다
외국인이 김소월의 시를 읽을 때 한국인이 느끼는 정취를 그대로 느낄수는 없다고 나는 단정하는데 외국인이 뷰티풀 뷰티풀 할지언정 과연 무엇이 뷰티풀한 것일까

더 확대해서 말하면 소설뿐만 아니라 모든 언어는 그저 언어에 불과하다. 언어는 사실을 묘사하는 부호에 지나지 않는다.
630p

한자와 중국어는 같지 않을 것이다 소설을 읽어 나가다보면 국내 교육 과정을 통해 배운 한자와 중국인이 이해하는 한자의 뜻이 꽤나 차이가 많음을 엿볼수 있다

‘하(下)‘는 상스럽고 저속하며 천박한 행동의 약칭이다. 이 글자는 원래 부정한 성행위에서 기원하는데 때로 일반적인 성행위도 포함한다.
154p

단편적으로 이런 예도 있는데 대부분의 중국말이 뜻하는 바를 마교 사람들을 통해 풀어주지만 사회체제가 다르고 시대가 다르다보니 출간에 발맞춰 평가한 매체들의 작품에 대한 칭찬이 뭔 말인가 싶기도 하다

소설 속에서 작가의 언어와 소설에 대한 관점을 읽을수 있고 결국 제목이 제시하듯 언어에 대한 소설인것을 알 수 있긴한데 뭔가 좀 어중간한 느낌이다

어쨌든 안읽고 방출하는 찜찜함을 덜었다는 것만으로도 됐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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