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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한 마음
  • 나는 숲속 도서관의 사서입니다
  • 아오키 미아코
  • 15,120원 (10%840)
  • 2025-03-14
  • : 2,630

책방을 하면 좋겠다 싶었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니까. 지금은 소소하게 친구들에게 생일선물로 책을 사주는 정도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을 건넨다면 싶었고, 내가 좋아하는 책들로 공간을 채우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고민하고 그렇다면 어떨까.

이루지 못했다. 책방은 돈이 안 돼서다. 나이 마흔에 돈도 안 되는 책방에 돈을 투자해 열어두고 밥벌이도 못할까봐 무서웠다. 뭔가 더 근사한 것을 해야 되는 게 아닌가 까지는 아닌데, 돈도 못 벌 일을 열심히 하는 게 마땅치 않았다. 매일 한 군데 묶여야 하고 시간을 약속해야 하고 그 시간 동안 한 공간에서 지내야 한다는 것도 고역이지 않을까 싶었다. 

지금 음악을 틀어두고 책을 읽다 컴퓨터 앞에 앉은 이 순간은, 그래도 한 공간에 메인다면 책과 음악이 있는 게 가장 안정적이구나 싶어서 다시 책방의 꿈을 꾸지만, 현실적으로 과연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여전히 내 속에는 책방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추천해주고, 조용히 쉬고 싶은 사람들이 그 공간 안에 머무르다 예전에 내가 얻던 평온을 잠시 얻어 돌아가는 공간, 숲속이나 바다 옆에 그런 공간을 마련한다면 이라는 소망이 있다. 작은 텃밭도 있어서 거기서 얻은 야채들로 점심 시간에는 밥도 내주고 원한다면 커피도 마실 수 있는, 그런 공간. 그러나 현실적인 계산들을 하다 보면 그냥 꿈 속 이야기 같다. 

도서관이라면, 돈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까, 공공서비스로서 책을 빌려주고 할 수 있으니 도서관에서 일을 해야 하나 문헌정보학과를 가끔 들여다보기도 했지만, 도서관은 낭만이 아니라고 많은 사람들이 내게 말했다. 마치 이 책에서 도서들이 물적인 것들이 되듯, 결국 누군가 필요로 하는 것이 있고 그 필요로 하는 것들이 물체화되어 있고 나는 그것을 안내해주는 그 정도이므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내 뜻대로 안 되는 채, 서비스를 위해 끌려갈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진저리가 나게 될 거라, 생각했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다. 신착도서목록을 보다가 제목을 보고 위에서 적은 소망들과 어떻게 맞닿는가 궁금해서 빌려왔다. 제목만 봐도 말도 안 될 낭만을 늘어놓았나 싶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누구나 어쩔 수 없이,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을 끌어안고서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다 여기 닿게 되고, 그 뜻대로 되지 않음이라는 것이 어쩔 수 없다고, 그럼에도 당신이 무언가를 선택하고 살다 보면 어느 곳에 닿게 된다고, 


도서관에 책을 반납한 뒤에는 당분간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지 않을 계획이지만…

좋다. 


서비스와 계약이 아닌 형태로도 삶과 소통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

뜻대로 되지 않음이 아주 많다는 것


그리하여 어느 날 나는 그와 함께 도서관인지 책방인지 작업실인지 선글라스샵인지 식당인지 게스트하우스인지 모를 것을 차리고 우리끼리 즐겁고 괜찮은 시간을 보내며 무언가를 나누며 살아갈 수 있을까 


여전히 정규직의 어떤 정규화된 일자리를 찾아 헤매고 월급이나 주식이나 통장잔고나 신상과자나 피자나 돈까스 같은 규격화된 것들을 넘보면서도 어느 순간 그것들을 넘어서 안정 속에 이르러 어느 날의 높은 파고도 잘 넘어서고 안정적으로 우리들의 삶의 항해를 할 수 있을까 

행복하겠다. 


-


어디로도 도망갈 수 없는 상태

사람이란 어떤 상황에 내던져질 수밖에 없다


2025년 10월 14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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