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웹서핑을 하던 중, 누군가가 이 책을 보고 '[GO]보다 활기차고,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보다 유쾌하며 [말죽거리 잔혹사] 보다 날카로운 소설'이라고 평을 했고, [GO]를 아주 유쾌하면서 즐겁게 보았으며,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터져나는 웃음에 허리를 제껴가면서 읽었고, [말죽거리 잔혹사]의 영상에 나의 고교시절을 오버랩 시키며 보았던 까닭에 너무너무너무 기대를 했던 소설이었다.
아아... 약간은 기대가 큰 면도 있었지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유쾌하고 즐겁게 본 소설이다.
작가의 1969년을 그린 소설은-사실로 여겨지는데, 무라카미 류의 이력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정말로, 이 소설의 주인공은 류인 것 같다.-베트남전이라는 국제적인 배경에, 몰락하는 전공투라는 국내적 상황에서 놀기 좋아하는 주인공이, 여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감행하고, 축제를 기획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특히, 박민규의 뒤통수치는 문투는 류에 대한 오마쥬라고 느껴질 만큼, 류는 제법 그럴듯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풀어놓다가 퍽~하고 뒤통수를 친다. 그래서 그걸 뒤늦게 느낄 때면 책을 그만 읽고 싶은 기분이 들 정도로 짜증이 나기도 했다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너무나 재밌어서 죽을 뻔 했다. 바로 이런 식으로.
고교시절에 대한 서릿발같은 혐오감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은, 자신을 끝없이, 지독하고도 악랄하게 괴롭히던 쓰레기 같은 선생들에게 복수하는 방법은, 그들 보다 재밌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축제같은 삶! 그래서 언제나 즐겁게 살고자 하는 주인공은 바로 무라카미 류 자신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