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reddit.com/r/iran/comments/1sjsk0q/an_iranian_old_man_whose_apartment_has_been/
위의 클립을 보고 옛날에 터키에 갔었던 기억이 났다.
생판 초면인 우리에게 귤을 나누어 주며 스스럼없이 말을 걸던 어떤 할아버지... 홍합밥을 먹고 값을 치르려 하는데 터키 돈에 익숙치 않아 버벅대고 있자 잔돈만 받고 되었다며 손사래치던 홍합밥 리어카 아저씨... 배 타고 가는데 갈매기 밥 같이 주자며 빵을 건네 주던 청년들... 어느 사원에서 누군가 뒤를 툭 치길래 돌아다 봤더니 백발의 꾸부정한 할아버지가 지진이 나면 파르르 떨린다며 작은 대리석 원기둥에 대해 설명해주던 일 등등... 아, 터키에서도 버스 등에서 노인이 서 있으면 젊은이들이 자리를 양보하는 문화가 있다는 것... - 다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것...
나는 마치 유럽이나 미국 사람들이 한국에 왔다가 정이랄까 사람 냄새랄까 하는 것을 느끼는 것처럼 터키에서 그런 것들을, 한국의 사라져 가는 어떤 분위기같은 것들을 느꼈다.
한국의 사라져가는 어떤 것들...
인류의 역사에서 근대란 딱 한번 있었다. 유럽의 근대. 정확히 말하면 자본주의화. 지구의 나머지 지역들은 유럽의 근대화를 반복할 뿐이다. 제도적인 자본주의가 어느 정도 정착되어도 문화적인 수준에서 자본주의적 멘탈리티가 공고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한국의 경우에는 IMF 구제 금융 사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지금 우리는 미국이 이란을 폭격하면 즉각적으로, 그것이 유가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것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그것이 미국 중앙 은행의 금리 정책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머리 속으로 계산해보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 좋을 것도 없고 나쁠 것도 없다. 나는 투덜대고 싶지 않다.
다만 한 가지... 조만간 도래할 AI, 로봇 시대에, 즉 생산성이 급상승하는 시대에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예컨대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업자가 될까? 이런 질문들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답은 단 하나인 것 같다. 시장이 결정하겠지! 이것이 우리의 상상력의 한계이다. 이것이 우리의 사고의 한계이다.
이것이 내가 미국의 시대가 이제 그만 종언을 고해줬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는 이유이다. 지금의 멘탈리티로 새로운 시대를 맞을 수 없을 것 같다. 집이 말 그대로 풍비박산이 났는데도 집에 온 손님에게 대접을 해야 한다고 고지식하게 믿고 있는 저 할아버지를 보며 이런 생각들을 했다. 이란 국민들의 희생에 감사함을 느낀다...
"세상에 돈같이 간악한 것은 다시 없다.
돈 때문에 도시는 멸망하며 사람도 집에서 쫒겨난다.
돈은 순결한 심정을 타락시키며
염치없는 행위와 간악한 생각과 배신을
사람에게 가르친다."
--- <안티고네>, 소포클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