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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지르면 쌩고생 그래도 지른다!
  • 바다거품 오두막
  • 멕 로소프
  • 8,550원 (10%470)
  • 2010-02-26
  • : 128


이번이 세번째다. 두번째의 학교에서도 퇴출당한 소년은 집에서 멀~리 떨어진 '성 오스왈드 학교'로 오게 된다.  집안과 학교에서 골칫덩이로 찍힌 소년의 부모들은 이번 학교에서만큼은 무사히 학업을 마쳐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하지만, 혹독한 추위와 일주일 째 입은 팬티, 그리고 늘 자신을 괴롭히지 못해 좀이 쑤셔대는 룸 메이트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쳐갈 때 즈음, 소년은 한 소년을 만나게 된다.

 

외롭고 틀에 박힌 듯한 단조로운 일상에서 소년은 유일한 친구를 사귀게 되는데 그의 이름은 핀. 학교도 가지 않고,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그의 생활이 소년은 너무나도 부러웁다. 그를 따라 오두막으로 가게 되면서 소년은 핀과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싶고, 하고싶은 것들도 많다. 하지만 핀은 그저 조용히 그의 말을 들어주기만을 좋아한다. 실컷 떠들어 대던 그는 금방 풀이 죽는다. 학교와 사회제도에서 벗어나 있지만,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아는 핀은 그러한 소년을 데리고 이곳저곳을 탐험하러 다니곤 한다. 바위산을 오르기도 하고, 게와 생선을 잡아 요리를 해먹기도 하고, 노를 저어 바다로 나아가 오래된 유적을 살펴보기도 한다. 그러한 삶에 소년은 금방 적응하게 되고, 점점 더 핀과 오래오래 있고 싶어한다. 하지만 소년은 학교와 자신만의 일상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그리고 핀을 만나러 가지 못하는 날에는 그리움에 몸을 떨기도 한다.

 

처음 책을 읽으면서는 좀 혼란스러웠다. 소년과 소년의 첫사랑 이야기라니. 또 그러한 사랑 이야기가 아름답게 반짝이다 소멸되어가는 이야기라니. 혼란스러웠다. 핀의 진짜 이름은 무얼까? 왜 바다 한가운데의 오두막에서 사는걸까? 그녀의 부모님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러한 궁금증은 이야기의 후반부로 넘어가 클라이막스로 다달으면서 하나씩 밝혀지기 시작한다.

 

세찬 비가 내리던 어느 날, 소년은 직접 노를 저어 핀의 오두막으로 가보았으나 핀은 집에 없다. 혼자서 난로에 불을 지피고, 주전자를 올려 차를 끓여먹던 중 핀은 비와 바닷물에 흠뻑 젖은 채로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곤 이부자리위에 쓰러진다. 그를 위해 뜨거운 수프도 끓여주고 차를 끓여주며 간호하다 소년은 학교로 다시 돌아간다. 그리고 며칠 후, 소년은 다시 핀의 오두막에 들르는데, 거기서 뜻밖의 상황을 맞게 된다. 먹지도, 씻지도 못한 채 이불속에 죽은듯이 누워 있는 핀, 오물로 뒤덮힌 담요, 그리고 다량의 피.

 

피를 본 소년은 그 자리에서 도망쳐버린다. 피라니? 어찌된거지? 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자리에서 도망치긴 하였어도 응급센터에 전화를 걸어 핀이 병원에 입원하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며칠 후, 병원을 물어물어 핀이 입원한 곳에 가게 되고, 그 곳에서 핀이 남자가 아닌 여자임을 알게 된다. 여자? 핀이.................... 여자? 그럼 그 피는 월경???? 그 상황에 사회에서는 이름도, 의료등록번호도 없는 존재하지 않는 존재인 핀은 소년의 이름을 대고 입원을 하였고, 부모님이 달려오는 중이라고 한다. 어느쪽 부모님인것이냐는 말안해도 알리라. 그렇게 부모님 손에 이끌려 집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고, 소년은 1년 후 비어있는 핀의 오두막으로 돌아오게 된다. 다시 그곳에서 살아가기 위해, 이미 핀의 흔적은 사라져 버린 오두막을 보수하고 청소하여 자신이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 간다. 그리고 일터를 알아보기 위해 다시 찾은 수산시장에서 소년은 다시금 핀을 만나게된다. 하지만 이때는 남자로서의 핀이 아니라, 여자로서의 롤라로 다시 재회를 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래전에 본 일본만화가 떠올랐다.

<아름다운 그대에게>라는 만화인데, 높이 뛰기 선수인 사노에 반해 남장을 한 채로 남학교에 들어간(잠입한;) 아시야. 그런 아시야를 남자인 줄 알면서도 좋아하게 되는 나카츠가 떠올랐다. 나에겐 아직 첫사랑 이라고 부를 만한 제대로된 경험도 없지만 성별을 뛰어넘어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마냥 좋은 그러한 soul mate가 누구일까 곰곰히 생각해 본다. 내 일상의 소소한 고민들과, 내 마음속에 담아놓은 내 고민과 걱정들을 툭 터놓을 수 있을 만한 친구의 얼굴을 떠올려 본다.

 

일상 생활이 바빠서, 먹고 살기 힘들어서 서로 얼굴 본지도 오래 된 친구의 얼굴을 떠올리며, 나 또한 핀과 같은, 아니 롤라와도 같은 -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친구가 되어야 겠다고 나는 오늘도 이 책을 읽음으로써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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