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가라
람바 2010/12/30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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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분다, 가라
-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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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 2010-02-26
: 67,235
누군가의 죽음이 한번 뚫고 나간 삶의 구멍들은 어떤 노력으로도 되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을, 차라리 그 사라진 부분을 오랫동안 들여다보아 익숙해지는 편이 낫다는 것을 그때 나는 몰랐다.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을 그것으로부터 떨어져나오기 위해 달아나고, 실제로 까마득히 떨어져서 평생을 살아간다 해도, 뚫고 나간 자리는 여전히 뚫여있으리란 것을, 다시는 감쪽같이 오므라들 수 없으리란 것을 몰랐다. (64쪽)
운문같은 산문, 딱 이 느낌이다. 시각적으로 소설을 쓴다 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 모르겠다. 소설 속에서 같은 문장의 반복으로 얻는 효과는 시와 비슷하다. 산문시같은 소설을 한강을 쓰고 있다.
이따위로 쓸쓸하고 우울한 글을 잘 쓰면 나는 어쩌라는 것인가, 읽으면서 성질도 났지만 단숨에 그녀의 글을 읽었던 이유는 그녀가 정말 글을 잘 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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