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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가 쳐진 그대여 
고개를 숙인 그대여 
그렇게 괴로워해도  
그대는 소중한 사람 
세상의 여러 사람들   
저마다 잘난 사람들    
날마다 씨에프 속엔   
모두가 행복한 사람     

하지만 눈을 들어봐요  
그대는 이 우주 안에 
누구와도 바꿀 수는 없는 
그대만의 세상 있잖아 
비교는 바보들의 놀이   
최선은 우리의 권리     
결과는 하느님의 뜻   
감사만이 행복의 열쇠  

우리는 어릴 적부터  
그렇게 배워만 왔지 
남보다 잘났어야만 
칭찬을 받았었나봐  
공부는 재밌는 건데   
왜 인지 힘겨워 했고     
인생은 즐거운 건데   
왜 인지 어렵게 됐지

이제는 눈을 들어봐요  
그대는 이 우주 안에 
누구와도 바꿀 수는 없는 
그대만의 세상 있잖아 
비교는 바보들의 놀이  
최선은 우리의 권리     
결과는 하느님의 뜻   
감사만이 행복의 열쇠

 

작사,곡 최성원



노래가 안 나오면 여기로  http://blog.naver.com/likeamike/150013833665

 

 뭐랄까, 의욕과 진전의 불균형이 불감당인 나날이다. 화-수 총회에 참가하느라 공주에를 다녀왔고, 몇 년 전부터 자료나 글로만 접했던 '어른'들의 모습을 보며 심란하고 실망스럽고 한편 스스로를 돌아보게도 됐다. 아직은 잘 알지 못하는 '판'에 대해 들었던 이런저런 이야기들과 실제로 마주친 사람들 그 속에서 나의 정리되지 않는 생각 그러나 버릇처럼 남발하는 표현 사이에서 중심을 잃어버렸다는 느낌도 든다.

 3주 정도 흘렀나보다. 베트남 식당 아저씨가 어수룩해 뵈는 청년 하나를 데리고 좀 머뭇거리며 도서관에 들어섰다. 좀 도와달라고, 자기는 아는 것도 없고 답답해서, 동사무소에 다녀오는 길인데 여기 그런 거 하는 데 아니냐고. 11월에 부천으로 전입해왔다는 청년은 정신지체 3급의 장애인, 그의 아내는 2월 초 출산을 앞둔 베트남 이주여성이다. 장애인종합복지관이니 동사무소니 보건소니 병원이니 알아보고 쫓아다니며 이제 그런 대로, 출산 준비에 대한 걱정은 한숨 돌렸다. 

 솔직히 말하면, 대체 어쩌자고 결혼은 했을까 멋 모르고 시집 온 베트남 처녀는 얼마나 상심했을까 하는 생각에 며칠은 답답하기만 했다. 하지만 집으로 찾아가 만난 그녀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해맑은 웃음을 담은 얼굴이었다. 80년, 82년생인 어린(?) 부부는 대책도 가진 것도 없었지만 괜히 불안하고 답답한 건 지켜보는 사람들일 뿐, 그들은 앞에 놓인 막막함들... 생계도 출산도 육아도 그저 자연의 순리인 양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았다.

 금요일에 도서관에 있으면 자원활동하는 어린 친구와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게 된다. 학교 다닐 때부터 소위 후배 '키우는' 일에는 재주도 욕심도 없었던 나는, (물론 운동가도 아니지만) 참 아는 것도 논리도 없다. 그런 주제에 불만은 또 많아서 무슨 이야기든 시작하면 주로 비판이다보니 스스로 당황스러울 때가 많은데,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온갖 비판을 일삼는 내 입의 결론이 늘 말도 안 되는 허탈한 결론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빨리 죽어야지, 그러니까 다 없어져야지, 그러니까 다 사람 나름이라니까.

 어느 날 문득 의식을 하고보니 온 세상이 '행복'을 부르짖고 있어서였는지, '행복'이라는 말 앞에서는 늘 적잖이 이물감을 느낀다. 기를 쓰고 행복해져야 한다는 빵빵한 주장에 바람 구멍이라도 하나 날리고 싶은 심술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건 나는 행복론으로 무장한 많은 것들에 대해 거부감을 감출 수 없다. '행복'을 말하기에는 차마 꿈꿀 수도 없는 사람이 너무 많아 미안하다,고 멋지게 말하고 싶지만 실은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순전하게 나도 행복해지고 싶다! 고 말하는 게 어쩐지 멋적고 부끄러운 건지도 모르겠다.

 가끔 지쳤다 싶을 때 간지럽게 떠오르는 노래다. 세상만사 대체로 맘에 안 드는 삐딱한 마음, 허나 실은 따스함이나 다정함 따위를 내심 갈구하고 있음을 '들키지 않고' 즐길 수 있을 만큼의 희박한 대중성이 이 노래의 미덕이라고 위악어린 변명을 혼자 늘어놓는다. 흥얼거리며 따라부르다보면 마치 '전향'이라도 한 듯 난감과 민망이 교차하곤 하는 '세상은 아름다워라' 류의 가사도 실은 은근히 위안이 된다. 참 무기력한 노래라고 밀쳐뒀던 게 무색하다. 날이 추워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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