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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
  • 어두워진다는 것
  • 나희덕
  • 8,100원 (10%450)
  • 2001-04-15
  • : 3,384





소만(小滿)

나희덕

이만하면 세상을 채울 만하다 싶은

그런 때가 초록에게는 있다

조금은 빈 것도 같게

조금은 넘을 것도 같게

초록이 찰랑찰랑 차오르고 나면

내 마음의 그늘도

꼭 이만하게는 드리워지는 때

초록의 물비늘이 마지막으로 빛나는 때

소만(小滿))지나

넘치는 것은 어둠뿐이라는 듯

이제 무성해지는 일 밖에 남지 않았다는 듯

나무는 그늘로만 이야기하고

그 어둔 말 아래 맥문동이 보랏빛 꽃을 피우고

소만(小滿) 지나면 들리는 소리

초록이 물비린내 풍기며 중얼거리는 소리

누가 내 발등을 덮어다오

이 부끄러운 발등을 좀 덮어다오

ㅡ시집『어두워진다는 것』, 창작과 비평사(2001)




버스를 타고 차창을 내다보면 온통 초록이 시야를 뒤덮는다.

음력 날짜와 절기가 기록되어 있는 농협 하나로마트 달력을 쓰시는 어머니 덕분에 나는 절기마다 네이버를 검색해본다.

네이버 지식백과 한국세시풍속사전에는 이런 설명이 들어있다.





소만

[ 小滿 ]


정의

24절기 중 여덟 번째 절기. 양력으로는 5월 21일 무렵이고 음력으로는 4월에 들었으며, 태양이 황경 60도를 통과할 때를 말한다. 소만(小滿)은 입하(立夏)와 망종(芒種) 사이에 들어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 찬다[滿]는 의미가 있다.

내용

이때는 씀바귀 잎을 뜯어 나물을 해먹고, 냉이나물은 없어지고 보리이삭은 익어서 누런색을 띠니 여름의 문턱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 “4월이라 맹하(孟夏, 초여름)되니 입하, 소만 절기로다.”라고 했다. 이때부터 여름 기분이 나기 시작하며 식물이 성장한다. 그래서 맹하는 초여름이라는 뜻인 이칭도 있다.
소만 무렵에는 모내기 준비에 바빠진다. 이른 모내기, 가을보리 먼저 베기, 여러 가지 밭작물 김매기가 줄을 잇는다. 보리 싹이 성장하고, 산야의 식물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모내기 준비를 서두르고, 빨간 꽃이 피어나는 계절이다. 모판을 만들면 모내기까지 모의 성장기간이 예전에는 40~50일 걸렸으나, 지금의 비닐 모판에서는 40일 이내에 충분히 자라기 때문에 소만에 모내기가 시작되어 일년 중 제일 바쁜 계절로 접어든다. 또한 소만이 되면 보리가 익어가며 산에서는 부엉이가 울어댄다. 이 무렵은 ‘보릿고개’란 말이 있을 정도로 양식이 떨어져 힘겹게 연명하던 시기이다. 산과 들판은 신록이 우거져 푸르게 변하고 추맥(秋麥)과 죽맥(竹麥)이 나타난다.
중국에서는 소만 입기일(入氣日)에서 망종까지의 시기를 다시 5일씩 삼후(三候)로 나누어, 초후(初候)에는 씀바귀가 뻗어오르고, 중후(中候)에는 냉이가 누렇게 죽어가며, 말후(末候)에는 보리가 익는다고 했다. 씀바귀는 꽃상추과에 속하는 다년초로서 뿌리와 줄기, 잎은 식용으로 널리 쓰인다.
초후를 전후하여 죽순을 따다 고추장이나 양념에 살짝 묻혀먹는 것도 별미이다. 또한 냉잇국도 늦봄이나 초여름에 많이 먹는다. 보리는 말후가 되면 익기 시작하므로 밀과 함께 여름철 주식을 대표한다.
모든 산야가 푸른데 대나무는 푸른빛을 잃고 누렇게 변한다. 이는 새롭게 탄생하는 죽순에 영양분을 공급해 주었기 때문이다. 마치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어린 자식을 정성들여 키우는 어미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그래서 봄철의 누런 대나무를 가리켜 죽추(竹秋)라고 한다.

관련속담

이 무렵에 부는 바람이 몹시 차고 쌀쌀하다는 뜻으로 “소만 바람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소만 [小滿] (한국세시풍속사전)

 



5월말에 강원도 산간 설악산 일대에 눈이 왔다는 뉴스를 봤는데

과연 소만(小滿)에 대한 속담이 이토록이나 맞구나 싶다.

그리고 강원도 산골에서 농사짓는 친구가 비 오는 날 찍은 모내기 사진을 보내왔다.

아, 아직까지 우리는 농사와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니구나.

그러니까 이 농번기를 감안해서 지은 절기들도 낯설기만 하지는 않은 느낌이었다.



봄과 겨울과 초여름이 한꺼번에 혼재된 5월이다.

빛과 어둠이 적절하게 뒤섞여있는 나희덕의 초기 시집을 읽는다.

가장 대표적인 시는 표제작인 '어두워진다는 것'이다만.

마침 오늘과 들어맞는 절기에 관한 시가 보여서 올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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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

    24절기 중 여덟 번째 절기. 양력으로는 5월 21일 무렵이고 음력으로는 4월에 들었으며, 태양이 황경 60도를 통과할 때를 말한다. 소만(小滿)은 입하(立夏)와 망종(芒種) 사이에 들어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 찬다[滿]는 의미가 있다.

    내용

    이때는 씀바귀 잎을 뜯어 나물을 해먹고, 냉이나물은 없어지고 보리이삭은 익어서 누런색을 띠니 여름의 문턱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 “4월이라 맹하(孟夏, 초여름)되니 입하, 소만 절기로다.”라고 했다. 이때부터 여름 기분이 나기 시작하며 식물이 성장한다. 그래서 맹하는 초여름이라는 뜻인 이칭도 있다.소만 무렵에는 모내기 준비에 바빠진다. 이른 모내기, 가을보리 먼저 베기, 여러 가지 밭작물 김매기가 줄을 잇는다. 보리 싹이 성장하고, 산야의 식물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모내기 준비를 서두르고, 빨간 꽃이 피어나는 계절이다. 모판을 만들면 모내기까지 모의 성장기간이 예전에는 40~50일 걸렸으나, 지금의 비닐 모판에서는 40일 이내에 충분히 자라기 때문에 소만에 모내기가 시작되어 일년 중 제일 바쁜 계절로 접어든다. 또한 소만이 되면 보리가 익어가며 산에서는 부엉이가 울어댄다. 이 무렵은 ‘보릿고개’란 말이 있을 정도로 양식이 떨어져 힘겹게 연명하던 시기이다. 산과 들판은 신록이 우거져 푸르게 변하고 추맥(秋麥)과 죽맥(竹麥)이 나타난다.중국에서는 소만 입기일(入氣日)에서 망종까지의 시기를 다시 5일씩 삼후(三候)로 나누어, 초후(初候)에는 씀바귀가 뻗어오르고, 중후(中候)에는 냉이가 누렇게 죽어가며, 말후(末候)에는 보리가 익는다고 했다. 씀바귀는 꽃상추과에 속하는 다년초로서 뿌리와 줄기, 잎은 식용으로 널리 쓰인다.초후를 전후하여 죽순을 따다 고추장이나 양념에 살짝 묻혀먹는 것도 별미이다. 또한 냉잇국도 늦봄이나 초여름에 많이 먹는다. 보리는 말후가 되면 익기 시작하므로 밀과 함께 여름철 주식을 대표한다.모든 산야가 푸른데 대나무는 푸른빛을 잃고 누렇게 변한다. 이는 새롭게 탄생하는 죽순에 영양분을 공급해 주었기 때문이다. 마치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어린 자식을 정성들여 키우는 어미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그래서 봄철의 누런 대나무를 가리켜 죽추(竹秋)라고 한다.

    관련속담

    이 무렵에 부는 바람이 몹시 차고 쌀쌀하다는 뜻으로 “소만 바람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소만 [小滿] (한국세시풍속사전) 5월말에 강원도 산간 설악산 일대에 눈이 왔다는 뉴스를 봤는데 과연 소만(小滿)에 대한 속담이 이토록이나 맞구나 싶다.그리고 강원도 산골에서 농사짓는 친구가 비 오는 날 찍은 모내기 사진을 보내왔다.아, 아직까지 우리는 농사와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니구나.그러니까 이 농번기를 감안해서 지은 절기들도 낯설기만 하지는 않은 느낌이었다.봄과 겨울과 초여름이 한꺼번에 혼재된 5월이다.빛과 어둠이 적절하게 뒤섞여있는 나희덕의 초기 시집을 읽는다.가장 대표적인 시는 표제작인 '어두워진다는 것'이다만.마침 오늘과 들어맞는 절기에 관한 시가 보여서 올려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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