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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

어머니께
제가 보내드릴 수 있는 건 사랑, 그리고 집에 안전하게 보관해둔, 뿌리째 말린 팬지뿐이에요. 아버지가 봐주시면 좋겠어요. 저는 아침이면 어머니가 주신 책을 읽으며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밤이면 아버지가 가르쳐주신 노래를 부르며 잠들곤 해요. 지금은 ‘천국‘ 노래를 못 부르겠어요. 그 노래를 부르면 눈물이 나요. 다들 상냥하게 대해줘요. 어머니가 저희 곁에 안 계시지만, 저희끼리 나름 행복하게 지내요. 에이미가 편지 마지막 장을 쓰고싶어해서 이만 줄일게요. 저는 매일 잊지 않고 그릇을 덮고, 시계태엽을 감고, 방에 환기를 시켜줘요.
저 대신 아버지 뺨에 뽀뽀를 해주세요. 아, 제가 기다리는 집으로 어서 돌아오시면 좋겠어요.
베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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