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오랜만에 만난 천명관작가님의 소설은 굉장하다는 말로 부족한 듯합니다. 초반에는 너무 진부한 소재가 아닌가 싶었지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 들어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 동이와 연이, 거북이, 깜상, 홍이, 미키, 양목사, 아미 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머리속 극장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였습니다. 게다가 동이와 미키가 미군부대 안을 가로 지를 때는 이경과 옥희도씨가 뒷 배경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그려질 정도였습니다.
읽는 동안 가슴이 울컥해서 잠시 책장을 덮고 창밖을 바라 볼 독자를 (제가 바로 그 독자 입니다 ㅠㅠ)상상해 주신 작가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고 또 다시 긴 기다림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들은 발을 내딛어도 밟을 땅이 없었고 손을 내밀어도 지푸라기조차 잡을수 없는 인생이었다. 그래서 아무데도 발을 디디지도 못하고 끝없이 추락하기만 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속에선 무언가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다. 그것은 절망과 슬픔의 무저갱에서 스멀거리며 올라오는 은은한 분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