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
vooc 2025/03/2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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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책] 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
- 이유리
- 12,800원 (
640) - 2021-12-16
: 77
‘미스터 션샤인’이라는 드라마를 좋아합니다. 김태리라는 어여쁜 배우가 나오는 것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좋아하지만 기존의 역사드라마(특히 독립군이 이야기가 그려진)와는 달랐기 때문입니다. 이전의 독립군들은 대부분 남성이었으며 여성은 그저 그 남자들의 뒷바라지를 하는 역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집에서 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아이들을 다독이고, 독립군에 들어가기는 했어도 남자들의 식사를 챙겨야 하고 빨래를 하고 때로는 적군을 성적으로 유인하는 역할도 있었지요. 하지만 ‘미스터 션샤인’에서 여성은 주도적이며 무리를 이끄는 역할이었습니다. 두명의 여주인공도 그저 한 남자 앞에서 서로를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목표를 위해 연대하고 그 주변의 다른 여성들 (함안댁, 조씨부인, 홍파 ...)과도 감정적인 얽힘보다는 객관적인 거리와 서로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관계를 보여주어 극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드라마에서도 여성이 기존의 방식으로 이용되는 장면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그런 부분은 너무나도 익숙하여 눈에 띄지 않습니다. 최근 드라마나 영화에서 여성은 더 이상 실장님을 짝사랑하지도 않고, 남편의 외도에 홀로 숨죽여 가슴아파하지 않습니다. 이런 것들이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야 사람들이 현실을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림이나 드라마, 소설등을 접하면서 표면적인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도 있지만 그 시대에 맞추어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쌓아 간다면 내가 만나는 세계는 더욱 다양하고 넓어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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