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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콩
  • 괴담 소설이라는 이름의 소설 괴담
  • 사와무라 이치
  • 16,020원 (10%890)
  • 2026-07-30
  • : 5,600
<도서는 리드비 출판사의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았습니다.>

<보기왕이 온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읽어온 ‘사와무라 이치’의 소설은 인간의 악의와 토속 신앙을 교묘하게 엮어내는 오컬트 요소가 강한 이야기였다.
꽤 오랜만에 읽은 작가의 신간 <괴담 소설이라는 이름의 소설 괴담>은 예상을 깨고 우리 주위에서 실제로 일어날 법한 현실적인 일들을 직접 경험했거나 누군가에게 전해 들은 듯 생생하게 다가온다.

총 7편의 단편이 실린 이 책은 서로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일행이 되어 한밤중 고속도로를 달리며 각자 무서운 이야기를 나누는 ‘고속 괴담’으로 문을 연다.
그리고 책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영능력자를 취재하기 위해 작성한 건의서로 시작하는 ‘괴담 괴담’으로 마지막 장을 닫는다.

작품 속 이야기들은 자신이 직접 겪은 일, 누군가에게 전해 들은 일, 혹은 매스컴에 취재된 사건을 풀어가는 등 다양한 방식을 취한다.
특히 신문 기사나 선배 소설가에게 전달받은 USB 메모리에 담긴 글 등 여러 형식을 차용해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7편의 단편을 읽다 보면 등장인물들이 마주한 존재들이 과연 무엇이었을지 오래도록 생각하게 된다.
신혼부부에게 닥친 공포의 진짜 의미는 무엇이었을지, 또 소설가가 그토록 읽고 싶어 했으나 끝내 독자에게 보여주지 않은 최강의 공포 소설 ‘마른 우물의 목소리‘는 과연 어떤 이야기였을지 깊은 여운과 함께 궁금증을 남긴다.

괴담 소설이라는 타이틀로 묶여 있지만, 몇몇 단편은 너무나 적나라한 현대사회의 문제를 다루고 있어 공감하고 마음 아파하며 읽었다.
그중에서도 서술 트릭을 통해 독자의 뒤통수를 친 ’피리 부는 집‘은 그 어떤 소설보다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어 그 잔상이 오래도록 남았다.

책을 덮으며 문득 생각한다.
기존의 괴담 소설들이 단순히 기이한 사건을 모아두는 데 그쳤다면, 이 책은 달랐다.
오컬트의 장막을 걷어낸 자리에 남은 것은 현실의 고단함과 불합리함, 그리고 억울한 죽음이 얽힌 사연들이었다.
그 사연들은 작가의 새로운 매력과 무서운 저력을 실감하게 한다.

여름의 끝자락, ‘괴담’이라는 이름을 달고 찾아왔지만, 오히려 그 어떤 소설보다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오싹하고 강렬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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