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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콩 2026/08/1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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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호(고 가쓰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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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0) - 2026-07-21
: 4,830
오승호 작가의 소설은 제6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도덕의 시간>을 읽은 것이 전부였다.
재미있게 읽었기에 이후 출간된 소설들을 접할 기회도 분명 있었을 텐데, 어쩐지 인연이 닿지 않아 몇 년이 지난 이제야 작가의 <Q>를 읽게 되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세 아이, 로쿠와 하치 그리고 큐.
아이들의 엄마는 모두 싱글맘이었지만, 막대한 재력을 가진 한 남자와 결혼한다.
그러나 기이한 성적 취향을 가진 남자는 이혼할 때마다 엄마들에게서 아이들을 빼앗은 뒤, 정작 자신이 키우지는 않고 자신의 부모에게 맡긴다.
아이들을 사랑하거나 돌보려는 목적 따위는 없이 그저 아이들을 하나씩 빼앗아 모으는, 기이한 ‘수집‘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그렇게 한 가족이 된 세 아이는 막내 큐를 중심으로 조부모의 손에서 함께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큐의 생모가 아들이 춤에 천재적인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첫째 로쿠와 큐를 데려가면서 세 아이의 운명은 다시 갈라진다.
홀로 남겨진 하치는 무수한 폭력에 시달리게 되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고 만다.
소설은 하나의 장르로 규정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이야기를 쏟아낸다.
7년 전 벌어진 실종 사건의 진실을 좇는 미스터리 소설이면서,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사회상을 예리하게 포착해 낸 소설이기도 하다.
압도적인 재능과 아름다움을 가진 소년을 향한 찬미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연예계의 뒷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가십성 짙은 소설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다양한 형태의 연민과 사랑이 자리하고 있다.
언제나 하치의 곁에서 묵묵히 그녀와 함께 했던 아리요시의 입에서 “좋아해.”(p733)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이 소설이 결국 연애소설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800페이지가 넘는 이 소설을 덥석 집어 들었던 건, 책배와 책머리, 책꼬리에 화려하게 채운 아트 프린팅 때문이었다.
게다가 블루홀식스의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100번째 책이라는 의미까지 더해지니, 평소보다 훨씬 특별하게 느껴졌다.
가벼운 호기심으로 시작한 독서였지만, 책장을 넘기는 동안에는 왜 독자들이 오승호라는 작가에게 열광하는 지 온전히 실감할 수 있었다.
<도덕의 시간> 이후 오랜만에 만난 작가였는데, 이번에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 같다.
<Q>를 읽고 나니 아직 읽지 않은 오승호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지고 앞으로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벌써부터 그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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