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원형의 거울
초록콩 2026/07/2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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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원형의 거울
- 김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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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 - 2026-07-10
: 210
<본 도서는 서평단에 선정되어 니케북스에서 제공받았습니다.>
니케북스는 ‘미스터리와 공포 문학의 원형을 이루는 고전들을 새롭게 소개한다’는 취지로 ‘비명과 침묵’ 시리즈를 선보였다.
손에 쏙 들어오는 판형과 부담 없는 분량 덕분에 짧은 시간 틈을 내어 읽기에도 좋은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은 한국 장르 문학의 선구자이자 우리나라 추리·탐정소설의 토대를 마련한 김내성 작가의 <타원형의 거울>이다.
발간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약 1만 부를 발행한 월간 추리소설 잡지 괴인(怪人), 이 잡지의 사장인 백상몽은 창간 1주년을 기념해 거액의 상금을 걸고, 10년 전 평양에서 일어난 잔혹한 살인 사건의 진범을 밝혀내라는 문제를 제시한다.
피해자의 옛 연인이자 용의자였던 유시영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로 풀려났고, 남편 모현철은 비관 끝에 유서를 남긴 채 해금강에 투신자살한다.
그렇게 사건은 미제로 남아 있다.
소설은 다양한 형식을 빌려 ‘김미나 살인 사건’을 설명하고 범인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
사건의 단서를 경찰이나 탐정의 입을 통해 풀어가는 방식이 아니라 독자들에게 사건의 추리를 공모한다는 독특한 설정이 무척 인상적이다.
사건 현장인 주택의 도면을 제시하는가 하면, 수사 기록과 신문조서를 정리해 증인들의 진술을 자세히 보여 주며 용의자들의 허점을 직접 찾아보게 만든다.
특히 김미나와 남편 모현철의 대화를 중심으로 한 희곡 형식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풀어나가는 구성은 지금 읽어도 상당히 실험적이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1930년대에 쓰인 작품이지만 추리의 전개가 억지스럽지 않고, 사건 당시 유력한 용의자였던 유시영이 상금의 주인공이 된다는 설정 역시 흥미롭다.
무엇보다 진범의 정체가 밝혀진 뒤 이어지는 반전과 마지막 선택에서는 자신의 죄를 부끄러워할 줄 아는 인간적인 모습이 드러나 현대의 추리소설에서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고전 특유의 낭만까지 느낄 수 있었다.
추리소설 마니아라고 자부하며 수많은 작품을 읽어왔지만, 부끄럽게도 한국 장르 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김내성 작가를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현재 니케북스의 ‘비명과 침묵’ 시리즈는 김내성의 <타원형의 거울>을 시작으로 에드거 앨런 포의 <황금충>, E. T. A. 호프만의 <마담 스퀴데리>까지 출간되었으며, 앞으로도 시리즈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한국과 세계의 미스터리 고전을 새롭게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획이라는 점에서 다음 작품들도 기대된다.
그동안 내 책장은 대부분 외국 작가들의 추리소설로 채워져 있었다.
이제는 우리나라 장르 문학 작품들도 하나씩 읽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한국 추리문학의 출발점이 궁금한 독자라면 <타원형의 거울>은 한 번쯤 꼭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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