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초록콩
  • 안녕, 긴 잠이여
  • 하라 료
  • 16,920원 (10%940)
  • 2025-11-11
  • : 1,205
<본 도서는 비채 서포터즈 활동 중 제공받았습니다.>

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를 보내주기 전 보낸 메일을 읽으며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을 새롭게 단장한 소설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책날개에 안내된 <전설의 하드보일드 미스터리 탐정 사와자키 시리즈>라는 문구와 소개된 책들을 보고 아차 싶은 마음이 컸다.
믿고 읽는 출판사의 도서라 무턱대고 욕심낸 게 아닌가 후회하기도 했고, 초반에는 사와자키 탐정을 전혀 모르는 상태이기에 집중하기 어려워 새로운 이름이 나올 때마다 소개된 등장인물을 들여다보느라 바빴지만, 어느 순간 다음 일정이 있다는 게 아쉬울 만큼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사백 일 만에 도쿄로 돌아온 ‘와타나베 탐정사무소’의 사와자키는 의뢰인을 대신해 자신을 기다리는 노숙자를 만나게 된다.
노숙자에게 전달받은 다른 사람의 명함에 적힌 ‘우오즈미’의 연락처로 전화하지만, 통화는 되지 않고 명함 주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사와자키는 의뢰인인 우오즈미를 만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 어렵게 그를 만나지만 사건을 의뢰하지 않겠다는 말을 듣게 된다.
탐정 사무소에서 돌아가던 우오즈미가 괴한에게 습격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의식을 잃기 전 십일 년 전 자살한 누나의 사인을 다시 조사해 줄 것을 의뢰한다.

소설은 십일 년 전 우오즈미의 고등학교 시절 벌어진 승부조작 사건과 누나 죽음의 관련성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1990년도가 배경이라 지금처럼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DNA가 수사에 중요한 단서가 되지 않았고, 공공장소에서도 흡연이 용인되던 시기였다.
거기다 자동응답기가 아닌 자동응답서비스가 이용되던 아날로그적인 시기라 지금의 수사 환경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렇지만 사실을 모두 이야기하지 않을 뿐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사와자키의 조사 과정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작은 단서와 상대와 나누는 대화 속에서 진실에 다가가는 모습과 적당한 선을 지키며 조사하고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아는 모습에서 감정 따위 드러내지 않는 냉철함을 돋보이게 한다.
거기다 사와자키를 습격한 괴한들과의 격투는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적대관계에 있는 폭력단과의 케미는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소설에 숨통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노숙자인 마스다와의 마지막 대화는 인생을 달관한 듯해 더욱 쓸쓸하게 느껴진다.
후기를 대신하는 짤막한 토막소설 <세기말 범죄사정-죽음의 늪에서> 일어나는 범죄는 현재진행형으로 지금도 어딘가에 진행되는 범죄를 닮아서 그의 선견지명에 감탄하게 된다.
비채 덕분에 사와자키를 알게 됐으니 우선 #그리고밤은되살아난다 를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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