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미래
초록콩 2025/11/28 11:25
초록콩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어른의 미래
- 편혜영
- 14,400원 (10%↓
800) - 2025-09-12
: 8,920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소년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할아버지의 뜻에 따라 할아버지의 죽음을 비밀로 할 결심을 하고 친구를 부른다.
야구를 즐기는 이웃집의 함성과 울음마저 삼키며 ‘냉장고’를 비우는 소년의 모습이 대조적이라 더욱 마음이 아파진다.
끝을 알 수 없는 ‘깊고 검은 구멍’ 같은 입속 반짝이는 금니를 매입하는 구둣방 남자에게 금니를 팔러 오는 큰 단골이 생긴다.
처음에는 많은 양의 금니를 가져오는 남자의 정체를 궁금해하던 남자는 짭짤한 수입에 그를 기다리게 되고 어느 날 그의 진짜 모습을 만나게 된다.
어린 시절 잦은 이사와 부모의 야반도주로 초등학교 시절 친구가 없는 승주는 카페에서 어릴 적 친구인 유미라는 이름의 사원증을 걸고 있는 여자에게 아는 체를 한다.
승주의 불안했던 어린 시절과 ‘아는 사람’이 된 유미의 이야기가 쓸쓸하지만 둘의 관계가 계속 이어질 것 같아 작은 위안을 얻게 된다.
소설 속 등장인물은 아이든 어른이든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죽음마저도 평안한 끝이 아니라 더한 고통으로 이어지고 우연히 찾아온 행운은 행운이 아니라는 걸 머지않아 깨닫게 되기도 한다.
아들이 내던 소음이 사라지는 순간 감당할 수 없는 고통 속에 던져지는 부모도 있다.
어린 시절 어른만 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실제로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된 현재는 생각했던 것만큼 넉넉하지 않고 자유롭지도 않다.
<어른의 미래> 속 인물들은 어린 시절 꿈꾸던 어른의 미래가 아니라 내가 현재 살고 있는 팍팍한 어른의 모습이다.
11편의 짧은 소설은 지금까지 읽었던 작가의 다른 소설과는 다르게 피도 개구리도 쓰레기도 쥐도 구역질 나는 존재들도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짧은 소설은 짧은 창끝처럼 날카롭게 현실을 찌르며 편혜영이 편혜영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려준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