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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콩
  • 블러드문
  • 요 네스뵈
  • 18,720원 (10%1,040)
  • 2025-10-31
  • : 9,175
<본 도서는 비채 서포터즈 활동 중 제공받았습니다.>

노르웨이 작가 ‘요 네스뵈’의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의 열세 번째 이야기다.
미국으로 건너간 해리는 허름한 술집에서 매일 술잔을 기울이며 인생을 허비하던 중 중년 여성 ‘루실’과 친구가 된다.
멕시코 갱단에게 큰 빚을 진 루실은 어느 날 갱단에게 잡히고 해리는 본능적으로 루실을 구해 도망치다 갱단 일원을 크게 다치게 한다.
숨어있던 둘을 찾아낸 갱단은 루실을 인질로 삼고 해리에게 루실이 진 거액의 빚을 변제할 것을 요구한다.

한편, 오슬로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실종된 두 여성이 참혹한 모습의 변사체로 발견되고 접점에 오슬로의 부동산 재벌인 ‘뢰드‘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르게 된다.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 줄 누군가가 필요했던 뢰드는 해리를 찾게 되고 해리는 거액의 빚을 갚아주는 조건으로 사건 해결을 위해 오슬로로 돌아온다.

사실 작가는 물론 ’해리 홀레’라는 시리즈를 알지 못했기에 소설을 읽기 전 가장 큰 걱정은 전편의 이야기를 한 편도 읽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초반 한두 권이 아니라 열 편이 넘는 이야기인데 욕심에 읽겠다고는 했지만, 과연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후회가 앞섰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고, 소설에 들어가기 전 시리즈의 전권에 대한 간략한 줄거리와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가 있어 이야기를 따라가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뭐부터 말해야 할지. 불성실. 근무 중 중대 과실. 술에 취한 채 근무한 알콜의존자. 폭력 사건 여러 건. 약물남용 등등. 처벌은 피했지만 동료 한 명 이상의 죽음에 책임이 있고요. 요컨대 양심적으로 말하자면 그가 잡아들인 범죄자 대부분보다 범죄를 더 많이 저지른 자죠. 게다가 같이 일하기에는 악몽 같은 자일 겁니다.” (p50)

뢰드의 변호사가 전한 해리 홀레의 인상이 매력적이지 않은 탓인지 특별한 관계가 아닌 루실을 위해 거액의 채무를 갚겠다는 약속을 하는 모습이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다.
오슬로에 돌아와서도 단주하지 못하고 여자관계 또한 맺고 끊음이 분명치 않아 과연 사건의 중심에 다다를 수 있을까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사건 해결을 위해 인생의 막다른 길에 다다른 인물들을 모아 그들에게 적절한 임무를 부여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에서는 전문가다움이 느껴진다.

사건은 잔인하고 희생자들은 참혹하게 죽음을 맞이하지만 진범이 드러나고 살인 도구가 밝혀지는 순간 느껴지는 전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놀랍고, 참신하기까지 하다.
살인 뒤에 숨겨진 아동에 대한 성 착취가 아이의 일생에 끼친 영향이 얼마나 큰지 새삼 느껴져 마음이 아픈 탓에 악인이 죽음으로 끝을 맺지만, 생각만큼 통쾌하지는 않았다.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의 전작을 차례대로 모두 읽었다면 더 재미있었겠지만 <블러드문>으로 시리즈의 첫발을 내디뎌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600페이지가 넘는 페이지 수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열세 번째 이야기를 읽고 난 후 시리즈의 시작인 #박쥐 가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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