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치광이 이웃
초록콩 2025/11/16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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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미치광이 이웃
- 이소호
- 11,700원 (10%↓
650) - 2023-05-17
: 2,324
우주 쓰레기가 하늘을 가득 채운 미래는 비옥한 농토를 가진 나라 몇몇이 새로운 강국으로 올라선다.
전 세계적으로 파머 붐이 불고,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은 상승하고 급기야 바닷속으로 한 나라가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먹고살기도 빠듯한 세상에 태어난 유리는 유화를 사랑했고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독일로 유학을 떠난다.
유학 후 작가로 데뷔할 때까지 신생 갤러리의 도슨트로 일하게 된 유리는 2073년 ‘문화 폭동‘으로 소실된 클로드 모네의 수련을 설명하게 된다.
유리는 그림의 실물을 봤다는 인연으로 미디어 아트 작가로 데뷔해 첫 해외 전시로 베를린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기숙사 룸메이트였던 미아를 떠올린다.
“미아는 학우들 사이에서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자 언제나 논쟁의 대상”(p25)이었고 모든 교수가 인정하는 학생이었다.
“이상하고 괴팍하고 괴상하고 절대적인 예술가 미아”(p30)는 고국이 물에 잠기자, 무국적 난민이 되고 바다에서 가족을 모두 잃는다.
하지만 유리는 천재적인 예술 재능을 가진 미아의 천재성이 불행으로부터 기인했다는 생각에 그의 불행마저 부러워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미아를 이길 수 없었던 유리의 절망과 그리고 싶은 유화가 아닌 소실된 유명 화가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로 만들며 느끼는 자괴감이 소설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난민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느껴지는 양가감정 때문인지 가장 오랫동안 생각이 머문 단어는 “푸시 백 작전”이었다.
난민에게는 너무나 잔인한 조치이지만 자국민의 이익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한다면 과연 어떤 말로 반박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세계 곡창지대를 잃은 지금 인구의 43퍼센트가 하루 평균 두 끼의 식사로 하루를 겨우 연명하고 있는데,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서 쓰고 있는 에너지 소모가 너무 많다는 내용이었다.”(p59)
2073년 ’문화 폭동’으로 예술이 모두 사라진 계기가 됐다는 학자 논문의 문장이 일견 맞는 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짧은 소설은 과연 모든 인류의 평화를 위하는 길은 영원히 찾을 수 없는 건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한참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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