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초록콩 2025/10/2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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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팽이
- 김민우
- 11,700원 (10%↓
650) - 2021-06-11
: 381
<도서는 웅진주니어 이벤트에 당첨돼 제공받았습니다.>
아직 페달이 없는 자전거를 타는 아이는 두발자전거를 타는 형들만큼 빨리 달릴 수 없습니다.
아무리 발을 힘껏 굴러도 형들을 따라갈 수 없지요.
형들은 자꾸만 멀어져 가고 아이는 풀이 죽어 가던 길을 되돌아오다 자전거 바퀴가 돌멩이에 걸려 언덕 아래로 굴러떨어지게 됩니다.
페달 자전거를 타지만 형처럼 빨리 자전거를 타고 싶었던 아이는 기를 쓰며 형들을 쫓아갑니다.
친구들과 앞서 달리던 형아가 동생이 걱정돼 되돌아오는 마음도 이해되고 돌아가라고 하는 형의 말에 상처받은 동생의 마음도 알 것 같습니다.
혼자 돌아오는 길에 바람마저 쓸쓸하게 불어옵니다.
아파트 단지의 놀이터와 개천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 이름표가 붙어 있는 텃밭 등 익숙한 풍경을 검은색과 빨간색이 주를 이룬 단순한 색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빨간 안전모를 쓴 아이와 빨간 집을 짊어진 채로 느리지만 꾸준히 나무를 오르는 달팽이의 모습이 어딘지 닮았습니다.
누구나 처음은 있고, 그 처음은 언제나 능숙하지 못하고 느리기까지 합니다.
달팽이가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고 나무를 오르는 것처럼 아이도 느리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우연히 만난 달팽이와 아이가 나무 위에서 보는 노을이 물들어가는 하늘은 서툴지만, 자신만의 속도로 달리는 아이가 찾은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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