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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콩
  • 치유의 빛
  • 강화길
  • 16,200원 (10%900)
  • 2025-06-05
  • : 22,815
<본 도서는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선물받았습니다.>

176센티미터에 50킬로그램의 지수는 서른두 살로 안정적인 직장은 물론 사랑하는 남자 친구도 있다.
몇 년 전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셨지만 혼자 남은 엄마는 아버지가 계실 때 보다 더 바쁘게 살아가고 경제적으로도 특별히 걱정할 필요가 없다.

추석 연휴가 가까워지면서 몸의 이상을 느낀 지수는 고향인 안진으로 내려가 엄마와 명절을 보낸다.
은퇴 후 자연요리 연구회인 채수회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엄마에게 중학교 시절 친구인 신아의 소식을 들은 지수는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던 지수는 열다섯 가을 갑자기 살이 찌고 키가 20센티미터 넘게 자라면서 평안하기만 한 일상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맞지 않는 교복을 새로 맞췄고 부모는 거대해진 지수를 서로의 탓으로 돌리며 화를 낸다.
학교 친구들 역시 지수를 멀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 1등을 놓치지 않고 친구들 사이에 인기도 많은 해리아가 다가오고 둘은 같은 책을 함께 읽을 정도로 가까워진다.
하지만 해리아의 곁에는 조칠현 교회를 함께 다니는 신아가 늘 함께한다.

체육 수업으로 수영을 배우면서 해리아와 지수는 더욱 가까워지지만 어느 날 신아의 입을 통해 해리아가 절교를 통보하고 수영 시험이 있던 날 해리아는 큰 부상을 입는다.
사고 후 해리아는 학교를 그만두고 지수 역시 다른 지역으로 고등학교와 대학을 가게 되면서 소식이 끊기게 된다.

멋진 외모를 유지하기 위한 지수는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으로 건강하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나치게 많은 양의 다이어트 약을 복용한 탓에 몸은 이상 신호를 보내고 남자 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섭식 장애를 앓고 있다.

지금까지 읽은 강화길 작가의 소설은 수많은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스릴러가 대부분이었다.
소설의 전반부는 사춘기를 지나는 여학생들의 은밀한 이야기인가 싶었고 지수가 알 수 없는 통증으로 병원을 전전할 때에는 대체의학이나 사이비 종교에 관한 이야기인가도 생각했다.

소설은 어디에 중심을 두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야기다.
지수가 겪는 고통은 고딕 소설의 유령만큼이나 두렵게 느껴지고 해리아를 찾아가는 길은 어떤 공포 소설보다 머리를 쭈뼛하게 한다.

“그래, 지수야. 이 모든 건 네가 스스로를 함부로 다루었기 때문이야. 네가 너를 망가뜨린 거란다.“

네가 네 몸에 죄를 지었어.
(p192)

지수의 부모는 때때로 싸우기도 했지만 영직동 사람들이 대부분 아이들을 맡겼던 조칠현 교회에 지수를 보내지 않았고 알 수 없는 통증으로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없는 딸을 위해 엄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소설은 여성의 몸에 대한 사회적 시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세상의 오직 하나뿐인 진리 바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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