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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콩
  • 아오이가든
  • 편혜영
  • 14,400원 (10%800)
  • 2023-03-27
  • : 1,089
“편혜영”작가의 첫 소설집으로 2005년에 첫 출간돼 2023년에 재판됐다.
모두 9편이 수록된 소설집은 한 번에 쉬지 않고 읽기가 어려울 정도로 기괴하고 불쾌한 이야기들이다.

소설의 첫 문장은 물론 마지막 문장까지 속을 뒤틀리게 한다.
<저수지> 근처의 방갈로에 아이들만 남기고 엄마는 문을 잠근 체 도시로 떠나고 역병으로 봉쇄된 <아오이가든>에는 어디로도 떠나지 못한 사람들이 살아간다.

낳기만 하고 자식을 방치한 부모를 떠난 아이들은 <맨홀> 안에서 살아가고 남편은 계곡에서 실종된 아내로 추정된 시체의 신체 일부가 발견될 때마다 <시체들>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서를 찾는다.
놀이방 이용료조차 낼 수 없는 아이는 단백질이 제안된 실험실의 쥐처럼 가벼워져 등에 업혀 휘파람 소리를 <마술피리> 소리를 인 듯 따르는 쥐들과 함께 걷는다.

”시체, 개구리, 구더기, 쓰레기, 쥐, 고양이, 피,…” 읽는 내내 속이 불편하고 불쾌하고 두려운 것 투성인 소설은 문장들이 장면을 떠오르게 하고 그 장면 속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소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극한의 이야기들이지만 보통 사람들이 모르는 곳에서는 소설의 주인공들이 겪는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이 분명 있다는 걸 알기에 현실이 아님을 애써 더 부정하고 싶어진다.

가정폭력을 당한 아이들은 자라 폭력을 대물림하고 어른들에 의해 버려지고 숨겨진 아이들이 분명 존재하고 남편에게 맞고 사는 여자들이 숨죽이며 사는 세상이 있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사회가 불안할 때 가장 위태로운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는 재독 할 마음이 생기지 않을 만큼 괴롭지만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게 하는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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