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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콩
  • 비가 내리고 풀은 자란다
  • 이수연
  • 20,700원 (10%1,150)
  • 2025-04-14
  • : 3,450
비 오는 날이 싫은 나는 학교가 끝나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 반 친구 중 키가 가장 커서 눈에 띄었지만 학기 초부터 내내 혼자 앉아 있던 조용한 아이가 나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그 애는 재미있는 곳을 함께 가자며 우산도 없이 빗속을 뛰어갑니다.
어른들이 ‘귀신이 나오는 곳‘이라고 말하는 불이 난 뒤 오랫동안 버려진 맥주 공장으로 나를 데려간 아이는 나에게 보여 주고 싶은 게 있답니다.

100페이지가 넘는 그림책은 비 오는 날의 숲 속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아이들은 비가 오는 날 어른들 몰래 금지된 장소인 맥주 공장의 담장을 넘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맑은 날엔 느낄 수 없던 감정들과 풍경을 만나게 됩니다.

아이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아빠 이야기를 하고 번개를 맞은 나무에 대해 이야기해 줍니다.
두렵기만 하던 풍경은 전혀 새롭게 보이고 서먹하던 아이들은 어느새 친구가 되어 속마음을 전합니다.

“14년 전의 습작”을 엮어 만들었다는 그림책은 두 아이의 성장과 우정은 물론 그림에서는 비 냄새가 그대로 전해집니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 선 듯한 맥주 공장은 어린 시절 비 오는 날을 떠오르게 하고 잊고 지내던 친구를 기억하게 합니다.

“쪼개지고 쓰러지고 들풀에 덮여 있지만
번개 치는 날, 그때 내 옆에 있었던 그 나무인 건 변하지 않는 거잖아.”

시간이 지나면 세상은 변하고 아이들은 자라고 어른들은 늙어가지만 서로에게 품었던 마음은 그대로입니다.
큰 비에 누워있던 풀들이 날이 개면 훌쩍 자라 꼿꼿하게 서듯 우리에게 닥치는 어려움이 아무리 커도 나를 믿고 곁에서 함께 해주는 이가 있다면 우리는 이겨낼 수 있습니다.

나뭇잎에 걸려있는 빗방울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그림은 함께 여서 두렵지 않은 아이들의 천진함과 어울려 비 오는 날의 어느 날을 떠오르게 합니다.
꿈속 같은 숲 속을 무사히 지나 무지개를 만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웃음 짓게 되는 그림책입니다.


<길벗어린이 출판사의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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