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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콩
  • 중국 앵무새가 있는 방
  • 이주혜
  • 11,700원 (10%650)
  • 2024-10-14
  • : 319
두 살 터울의 쌍둥이 같은 엄마와 이모는 같은 해, 같은 날, 각각 ’나‘와 ’연수’를 낳았다.
연수와 나는 태어난 날부터 외가 주변 친척들 사이에서 화제와 관심의 대상이었고 어른들은 둘을 비교하고 평가했다.
임용고시에 낙방해 학원 강사를 하는 나와는 다르게 좋은 성적이었지만 이모의 바람대로 약대에 간 연수는 이모가 정해준 남자와 약혼 후 미국으로 떠난다.

탄탄할 것 같던 연수의 인생은 약혼자의 폭력을 피해 귀국하면서 이모의 계획과는 다르게 어긋나기 시작한다.
어느 날 연수가 사라졌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나’는 연수와 마지막으로 함께 간 한탄강의 물윗길에서의 일을 떠올리게 된다.

짧은 소설은 이모의 소망과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착한 딸이 되어야 했던 연수의 이야기가 주가 돼 진행된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자식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지 못하고 소유물로 생각한 이모의 행동을 자신 있게 손가락질할 부모가 과연 몇이나 될까?

무심히 쌓고 지나쳤던 돌탑에 서린 소원의 무게를 알아챈 연수가 가엾고 오랜 시간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에 나오는 ’도자기 앵무새‘를 ‘중국 앵무새’로 오해해 의지하고 사랑했던 연수의 삶이 팍팍하게 느껴진다.
실체 없는 중국 앵무새를 놓아주고 깨진 도자기 앵무새가 되기를 선택한 연수가 한없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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