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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콩
  • 장 도감
  • 고은정
  • 18,000원 (10%1,000)
  • 2025-03-30
  • : 475
버릴 게 하나 없는 작물인 콩은 가을이 되면 수확하는 시기가 옵니다.
잘 말린 콩을 타작해 콩은 콩대로 콩깍지는 깍지대로 모아놓고 콩대도 버리지 않고 잘 정리해 둡니다.
콩은 종류에 따라 밥에 넣어먹기도 하고 콩고물을 만들기도 하고 두부는 물론 된장, 간장 등을 만듭니다.
콩깍지는 소죽을 끓일 때 짚과 함께 넣어 구수한 특식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콩대는 불이 잘 붙어 불쏘시개로 안성맞춤입니다.

이렇게 귀한 작물인 콩 중에서 특히 노란 메주콩은 한국 음식에서 꼭 필요한 조미료이자 양념인 장을 만드는 꼭 필요한 재료입니다.
<장 도감>은 제목 그대로 우리 음식에 가장 중요한 양념인 장을 만드는 원리와 방법을 소개해 주는 그림책입니다.

1,2 부로 나눠 1부에서는 간장, 된장, 고추장, 청국장, 막장을 만드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역마다 집집마다 다 다른 장 담그는 방법을 누구나 시도해 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조리법으로 소개하고 있어요.
2부에서는 다양한 쌈장과 장으로 맛을 낸 맛있는 음식 아홉 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되면 할머니와 엄마는 메주콩의 쭉정이는 골라내고 실한 알곡만 커다란 가마솥에 삶으셨는데 삶아진 콩을 얻어먹는 재미가 쏠쏠했지요.
아버지가 잘 삶아진 콩을 절구에 찧어주시면 할머니와 엄마는 네모 반듯한 메주를 만들어 따듯한 방에 한참을 두셨는데 그 냄새가 쿰쿰하니 고약했던 기억이 납니다.

세계는 “K”가 붙은 영화, 드라마, 노래는 물론 음식에도 환호하고 있지만 우리 밥상에 알게 모르게 매일 오르는 장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장 담그기가 2018년에 국가무형문화재 제137호로 지정됐고 2024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저녁 준비하던 엄마가 간장이나 된장 심부름을 시키면 커다란 항아리에 출렁이던 까만 간장 떠오고 겉을 걷어내고 노랗게 익은 된장을 퍼오던 게 엊그제 같습니다.
지금은 고향 집에서도 더 이상 장을 담그지 않지만 집 뒤란의 장독대는 여전히 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텅 빈 항아리를 볼 때면 젊고 건강하던 엄마가 사무치게 그리워집니다.

<장 도감>은 어른에게는 요리책이기도 하고 추억을 불러오는 책이기도 합니다.
어린이에게는 읽기에 부담 없는 그림책으로 보는 재미는 물론 장 담그기 전통을 알려주기에 적격입니다.
책에 소개된 장 만들기는 옛날 어른들의 주먹 구구식 계량이 아니라 들어가는 재료들의 정확한 양을 소개하고 있어 실패의 부담을 덜어줍니다.
아예 모르고 못 만들어 먹는 것과 알지만 편해서 사 먹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일 겁니다.
요즘은 ‘장 만드는 키트’를 판매하기도 하고 된장과 간장보다 손이 덜 가는 고추장과 막장은 한 번 시도해 볼만합니다.


<본 도서는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당첨돼 현암주니어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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