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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콩
  • 샤일록 작전
  • 필립 로스
  • 19,800원 (10%1,100)
  • 2025-02-24
  • : 2,580
<비채출판사 서포터즈로 활동 중 제공받은 도서로 완독 후 개인적인 느낌을 적었습니다.>

작가 ‘필립 로스’는 “문학계에 기여한 업적과 공로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과 전미도서상을 각각 두 번, 퓰리처상과 인터내셔널 맨부커상, 백안관에서 수여하는 국가인문학훈장과 미국예술아카데미 최고 권위의 상인 골드 메달 등을 수상했다”-작가 소개글 중

1988년 1월 작가 필립 로스는 이스라엘에 있는 친척으로부터 자신이 필립 로스라고 주장하는 누군가가 나치의 강제 수용소 트레블링카에 근무했던 공포의 이반이라고 알려진 ‘데미야뉴크‘의 재판을 예루살렘에서 방청하고 있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며칠 뒤 예루살렘에서 자신과 인터뷰 계획이 잡혀 있던 작가 ’아하론 아펠펠드’에게도 같은 전화를 받는다.

자신을 필립 로스라고 말하는 남자는 작가의 명성을 이용해 두 번째 홀로코스트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디아스포리즘“이라고 공개적으로 제한한다.
그대로 가짜가 벌리는 일들을 묵과할 수 없었던 필립 로스는 이스라엘로 향하고 가짜와 대면하게 된다.
이름은 물론 외향까지 닮은 가짜 필립 로스는 기다렸다는 듯 작가를 반갑게 맞이한다.

소설은 사실과 허구를 적절히 섞어 작가 본인의 목소리로 진행되는 이야기다.
1988년에 열린 나치 시대의 우크라이나 군인이었던 유대인 강제 수용소의 잔인한 교도관 데미야뉴크의 재판은 사실이다.
아하론 아펠펠드와의 대화 역시 실제로 진행된 인터뷰 장면이다.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에게 수장당한 유대계 미국인 ‘리언 클링호퍼‘의 사건도 실제로 벌어진 사건이다.

그런 까닭에 작가가 피픽이라고 부르는 디아스포리즘의 주창자이자 ’반유대주의 익명 모임’을 이끄는 가짜 필립 로스나 자신을 ‘회복 중인 반유대주의자‘라고 말하는 카톨릭 집안에서 자란 미국인 간호사 징크스도 실존 일물이라는 착각을 하게 한다.
또한 피픽에게 줄 거금의 기부금을 필립 로스에게 잘못 전달한 홀로코스트 희생자인 스마일버거 역시 정보국의 요원처럼 느껴진다.

중동 문제는 뉴스를 통해 접하면서도 복잡한 역사와 분쟁의 이유를 제대로 몰랐던 탓에 먼 나라의 이야기로 치부하곤 했다.
소설을 읽으며 그 안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인들에 대해 오래 생각해 보게 된다.
지금의 이스라엘인들은 세계에 뿔뿔이 흩어져 있던 유대인들이 시오니즘의 기치 아래 모여들어 국가를 이루었으니 그 땅의 주인이던 아랍인들의 입장에서 현재 벌어지는 일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치의 의해 누구보다 큰 피해와 고통을 받은 민족인 유대인들이 지금 팔레스타인들에게 행하는 폭력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도덕적 이념이 아닌 자기 이익을 바탕으로 행동하는 것이 국가라고는 하지만 자신들의 과거를 잊고 타 종족에게 가하는 고통은 이해하기 어렵다.

유대계 미국인인 작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스마일스버거와의 대화를 통해 대변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보상을 해줘야 할 의무. 우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나쁜 짓을 저질렀소. 그들을 쫓아내고 억압했으니까. 그들을 추방하고, 때리고, 고문하고, 살해했으니까.
유대인 국가는 처음 생겨난 순간부터 역사적으로 팔레스타인의 땅이었던 곳에서 팔레스타인들의 존재감을 지우고 그 땅을 빼앗는 데 전력을 다했소.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유대인들 손에 쫓겨나 이리저리 흩어지고 정복당했지. 유대인 국가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우리 역사를 배반했소. 그리스도교인들이 우리에게 한 짓을 우리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했다는 뜻이오.“(p499~500)

작가의 소설은 #울분 과 <샤일록의 작전>을 읽은 게 전부이지만 글을 읽는 속도를 빠르게 낼 수 없는 장문임에도 불구하고 군더더기 없이 표현된 글은 소설을 흥미진진하게 이끌어간다.
특히 11장을 빼는 과정을 중심으로 한 마지막 에필로그와 독자에게 보내는 말은 ’서문‘을 다시 읽을 수밖에 없게 만든다.
571페이지의 긴 소설을 완독 한 후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고 싶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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