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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콩
  • 바질 이야기
  •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 11,700원 (10%650)
  • 2024-10-25
  • : 1,204
지금까지 피츠제럴드의 작품은 두 권 읽었다.
영화로도 제작된 <위대한 개츠비>와 단편과 에세이가 실린 <어느 작가의 오후>라는 작품집이었다.
‘위대한 캐츠비‘는 왜 개츠비가 위대한 지 찾기 위해 노력했고 작품집을 읽으면서는 요절한 작가의 모습이 작품에 투영돼 읽는 내내 우울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첫 번째 시리즈 <바질 이야기>는 국내에 초역된 작품으로 1928년 4월부터 1929년 4월까지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에 연재된 연작 소설집이다.
작가의 가장 자전적인 인물 바질의 10대 성장기를 담고 있는 연작 단편들은 사랑에 쉽게 빠지고 자기애가 충만한 중산층 소년의 모습이 작가의 어린 시절을 짐작하게 한다.

모두 9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연작 소설집은 ‘그런 파티‘를 제외하고 “바질 듀크 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사실 ’그런 파티’ 역시 처음 주인공 이름은 ’바질’이었다니 모두 바질의 이야기로 봐도 무방하다.

가장 친한 친구 ‘리플리‘와 함께 여자 아이들과의 파티 계획을 세우고 성공할 듯 보이던 계획은 엉뚱한 방향으로 틀어지고 바질이 사랑에 빠진 여자애는 다른 남자에게 눈을 돌리곤 한다.
마을을 떠나 화려한 동부의 고등학교에 입학해 한동안 왕따가 되기도 하고 풋볼 경기로 영웅이 되기도 한다.

금방 성공할 것 같았던 사랑은 인기쟁이 휴버트의 등장으로 한 순간의 물거품이 되고 자신이 선택받지 못한 이유가 모두 반바지를 입은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이루어질 듯한 사랑은 자기애가 넘쳐나는 말들을 구구절절 늘어놓다 바질의 본모습을 들켜 없던 일이 되기도 한다.
낭만적이고 정열적이기도 하다가 한순간 구질구질해지는 바질의 모습은 우리가 지나온 청춘의 어느 날을 떠오르게 한다.

고전은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면 일단 한 번 읽어보기를 강력히 권해 본다.
바질이 끝없이 찾아 헤매는 사랑을 응원하게 될 것이며 기차역으로 가는 길에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바질의 입을 다물게 하고 싶어질 것이다.
가슴 떨리고 불안했던 청춘의 어느 장면은 지나고 나면 부끄럽기도 하고 누군가 나의 그 시절을 아는 체할까 염려스럽기도 하지만 찬란하고 찬란했던 시절이 그리워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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