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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옥에서의 짧은 체류
  • 스티븐 L. 펙
  • 15,120원 (10%↓840)
  • 2026-09-15
  • : 5,730
(도서지원) 지옥이 도서관이라면? 너무 좋을 것 같다. 거의 ‘영원’에 가까울 만큼 많은 책들 틈에서 살게 된다면? 이것 역시 좋을 것 같다. 그렇다면, 그 책들에 책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가 포함되어 있다면? 즉 읽을 수 없는 기호들로 쓰여진 책, 말이 안 되는 문장들로 가득한 책, 책 그리고 책….이 영원히 이어지는 것이다. 게다가 당신은 그곳에서 당신의 인생을 쓴 단 한 권의 책을 발견할 때까지 머물러야 한다. 글쎄 그건 좀 곤란할 것 같은데. 바로 <지옥에서의 짧은 체류>에 나오는 지옥 이야기다.

책 속의 지옥은 그야말로 의미가 결여된 세계다. 이곳에는 사실상 책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은 책들이 무한히 즐비하다. 책 애호가들이 그토록 바라는 도서관과는 사뭇 거리가 멀다. 키오스크를 통해 온갖 음식을 주문할 수 있지만 그게 전부다. 음식에 깃든 의미와 맥락, 시대성은 결여되어 있다. 죽을 수는 있지만 다음 날이면 다시 살아난다. 그러니까 이 지옥의 도서관은 영원히 계속되는 세계다.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을 통해 인간은 무엇보다 의미를 탐구하는 존재임을, 끝(죽음)이 있기에 살아갈 수 있는 존재임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었다. 기실 무한한 시간 속에서 ‘나’라는 자아를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듯하다. 타인과 함께라면 확실히 낫겠지만 역시 ‘같은 상태’로 영원을 견디기는 어렵다. 영원 자체가 징벌이다.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강렬한 한 방을 지닌 소설.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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