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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가의 서재
  •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 이정모
  • 13,500원 (10%750)
  • 2018-01-05
  • : 4,575

이 책은 과학 이론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해주는 책이 아니라, 과학자의 눈으로 본 세상사를 수필 형식으로 가볍게쓴 글을 묶은 책이다. 마치 일간지 신문에 매주 실릴 법한 칼럼 같은 글들이다. 분류한다면 과학보다는 에세이 쪽이 더 적합할 거 같다.


글을 읽다 보면 정치인이나 정부 정책에 대한 저자의 뚜렷한 생각을 알 수 있다. 아마 탄핵이 기각되었으면 이 책은 세상에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어떤 글은 전반부에 과학에 대해 실컷 이야기하다가 후반부에 정치인을 질타하는 것으로 끝내기도 하는데, 억지스러운 점도 없지 않았다. 아마 작가와 정치적 견해가 다른 독자들에게는 상당히 읽기 거북할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앞으로 과학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것이었다. 작가의 말처럼 과학적 지식을 아는 것보다 과학을 배우면서 일상 생활에서 과학적 사고방식과 태도를 갖추는 게 매우 중요하다.


또한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인해 일반인들에게 잘못 전달되거나 왜곡된 과학 상식이 꽤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론은 자극적이고 호들갑 떠는 기사들을 좋아하다 보니 그 위험성을 과장하여 사람들의 불안감을 조장하는 경우가 많다. 글에서 예로 든 것처럼 전자레인지의 전자기파나 항생제에 대한 이야기가 그렇다.




<내성의 진실  61~64페이지>


항생제라는 단어는 우리 머릿 속에서 부작용, 남용, 내성 같은 단어와 자연스럽게 짝을 짓는다. 


"환자들은 항생제가 내성을 키우므로 적게 먹어야 한다고 잘못 알고 있다. 이는 매스컴에서 항생제를 너무 '공포의 대상'으로 몰아간 탓도 있다. 내성을 걱정한다면, 균이 죽을 때까지 모두 복용해야 맞는 건데 말이다."


일단 항생제는 나쁜 것이 아니다. 항생제가 없었다면 이 세상은 말라리아, 결핵, 폐렴, 콜레라, 이질뿐만 아니라 가벼운 피부염으로도 죽는 사람 천지일 것이다. 


결핵 환자에게 의사선생님이 항생제를 6개월 처방했다면 6개월을 먹어야 한다. 몇 달 되지 않았는데 다 나은 것 같아도 그것은 나은 게 아니다. 항생제 때문에 결핵균의 활성도가 일시적으로 억제되어 증상만 사라진 것이지 결핵균이 완전히 사멸된 것이 아니다. 공격이 멈추면 결핵균은 항생제에 내성이 생겨서 더 강해진다. 내성이란 약을 오래 먹어서가 아니라 근절되기 전에 투약을 중단해서 생긴다.



<공포의 전자레인지 143~147페이지>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전자제품에서는 전자기파가 나온다. 전자레인지를 두려워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헤어드라이어는 거침없이 사용한다. 헤어드라이어에서 나오는 전자기파는 전자레인지에 코를 대고 들여다볼 때 쬐는 전자기파보다 10배가량 에너지가 높다. 전기장판은 말할 것도 없다. 전기장판은 3센티미터 두께의 요를 깔고서 온도를 미지근한 정도로 맞추면 전자레인지에서 30센티미터 떨어져 있을 때보다 10배 정도 높은 전자기파가 측정된다. 가습기에서는 전자레인지보다 14배가 많은 전자기파가 나온다. 더 놀라운 것은 화장실에서 스는 비데다. 비데를 사용할 때 나오는 전자기파는 헤어드라이어보다 두 배가 많다. 그러니까 비데에서는 전자레인지보다 20배나 많은 전자기파가 나오는 것이다.


전자제품은 30센티미터만 떨어트려도 전자기파의 세기가 약 6분의 1로 줄어든다는 사실을 아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다들 휴대전화를 멀리 두고 쓰신다. 덕분에 통화 소리는 커지고 책에 집중하기 어려워지고 출퇴근 시간은 무척이다 길게 느껴진다.



전자레인지는 단순하게 물을 데우는 장치다. 그 과정에서 음식이 익는다. 이때는 영양소의 손실도 없고 암을 유발하는 물질을 만들지도 않는다. 휴대전화도 마찬가지다. 위험하다고 해도 김치 정도다. 제발 휴대전화는 귀에 대고 조용히 통화하자. 그게 주변에 있는 시민들의 정신건강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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