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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가니 서재에서 헤드폰을 끼다
  • 교회에서 받은 상처, 어떻게 해야 할까?
  • 대니얼 밀러
  • 8,100원 (10%450)
  • 2025-11-14
  • : 398


1. 감독의 누나가 조현병에 걸렸다. 조현병 환자의 부모는 의사다. 그들이 얼마나 유명한 사람들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가 감히 의사의 딸에게 조현병이 있다는 말을 꺼낼 수 있겠는가. 진실은 사회의 외면과 부모의 과한 사랑, 그리고 부모가 서로 책임을 전가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라고 본다. 사실 이 영화를 보고싶어한 이유는 조현병 환자와 만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에게 상담을 했는데, '그렇게 힘든 일을 겪었으니 정신상담을 해보자'라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 어머니는 호적에 빨간 줄이 쳐진다는, 근거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학교에 곧바로 항의를 하셨다. 나의 경우, 대학생이 되어 심리학 관련 강의를 듣고 직접 교수와 상담을 하면서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상황이 가족의 사랑으로 도저히 해결되지 않을 때이다.

2. 나의 초등학교 선생님이 그러했듯이 TV 프로그램에서는 곤란한 상황에선 주로 치료를 하라고 권한다. 아마도 내 집안이나 영화 속 가정에 돈이 없다면 치료밖에는 선택이 없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충분히 사람 하나 먹여살릴 수 있는 재산이 있다면, 이런 선택지도 있는 것이다. 비록 부모는 자신들이 먼저 늙어죽는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 것 같지만 말이다. 그래도 아버지는 끝까지 살아남고 자녀가 먼저 죽어서 나는 자폐, 정신장애 등을 갖고 있는 가정의 가장 이상적인 케이스라 생각했다. 대부분 이런 경우 부모는 자식보다 먼저 죽는 걸 두려워한다. 마지막에 아들이 아버지를 인터뷰할 때 아버지가 꺼낸 대사는 아마 모든 시름을 다 놓았을 때의 안도라고 생각한다. 꽤 나와 사상이 비슷한데, 이에 대해선 스포일 수 있으니 생략하겠다. 다들 주인공 마사코처럼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다 행복하게 갈 수 있는 인생이 되었음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해피엔딩이다. 어머니는? 대체로 그런 법이더라.

3. 쿠키영상 있다. 영화보던 사람들이 피식 웃으면서 무서워하던데, 마사코가 행복해하는 걸 어색해하는 듯하다. 사실 이 영화는 누나가 조현병이라는 걸 빼고는, 그저 일 안하고 못하는 청년이 있는 가족의 자화상이다. 적어도 나한텐 대부분의 대사가 한번쯤 했거나 아님 들은 말이었다.


P.S 어떻게 해야 했을까? 영화 리뷰를 쓰면서 내가 이야기하려 했던 건 메이와쿠 문화였다. 그러나 더 글을 쓰면 그 부모를 비방하는 게 되는 듯하여 생략했었다. 

확실히 영화에 나오는 딸은 부모에게 민폐를 끼쳤다. 그러나 멀쩡한 정신에 의사가 되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에게도 절레절레하게 되는 게 해부다. 딸은 해부를 하고 나서부터 이상해졌다고 한다. 부모는 의사이다. 냉장고에 온통 해부한 '실험물'을 넣고, 그걸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그들의 자연스러움은 자녀들에게는 부자연스러웠고 어쩌면 민폐였을지도 모른다.

사람이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살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오만이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사회적 동물이고 따뜻한 품과 손길을 원한다.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 모두 에티켓을 해치고 폐를 끼치는 것은 아니다. 과하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폐를 용납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남에게 좀 더 관대하고 마음을 여는 사람을 우리는 개방적인 사람이라고 한다. 헐벗고 다니고 동성애를 옹호한다고 개방적인 사람이 되는 건 아니란 얘기다. 결국 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일본을 이야기했지만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다. 제주에서의 이야기가 화제인데, 인구 수로 볼 때 사실 그보다도 심각한 건 자살률이다. '나는 원래 잘났으니 못난 너는 죽어라'하고 살다가 문득 자신이 못나지면 슬쩍 죽어버리는 인간들이 늘어나고 있다. 댓글들은 매번 새로 생겨나는 인생의 패배자에 대한 비방에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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