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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가니 서재에서 헤드폰을 끼다
  • 도쿄 소나타
  •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 22,700원 (10%230)
  • 2022-01-04
  • : 43


의외로 아주 현실적이다.

1. 중국 대련에서 일본말 잘하는 사원이 온 후로 1분만에 권고사직 당함.

2. 고용센터를 가봤으나 이미 인구가 넘쳐 폭발 직전 상태.

3. 일단 집에 왔으나 남들 모르게 오려고 정문을 타고 오지 않고 창문타고 들어왔는데 아내에게 들킴.

뭐 우리나라도 남의 말이 아니겠지. 나도 행여나 저런 거 겪지 않을까 벌벌 떨던 시절이 있었으니 말이다. 최근까지 있던 부서에서도 제 책상 및 의자를 없애버리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굉장히 조용한 영화이며 등장인물의 다급한 팔동작 및 절박한 숨소리와 얼굴로 모든 걸 말해준다. CEO 및 인사과와 상사에게 보여주고 싶은 작품이랄까. 좁은 틈새를 선호하는 등 여러가지 요소가 이 감독의 유명한 공포영화 노로이와 비슷한 구성을 보이고 있어 뜻밖이었다.

약간 예술병 걸린듯한 연출이 있었으나 계속 몰아치는 전개였기에 이 정도면 그냥 짧은 휴식 정도로 볼 수 있을 듯. 뭔가 박찬욱은 그러지 않았을 것 같은 전개인데, 주인공의 엄마는 불륜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에서 육체적 관계를 맺지 않으려고 저항한다. 그런 의미에서 난 합격점을 주고 싶다. 선을 넘는 전개는 개인적으로 그닥이라 생각해서..(꼭 정절을 지켜야 한다는 게 아님 뭔소린지 알지?) 해피엔딩을 은유적으로 연상시키는 마무리에 드뷔시 달빛(가로 4탄에서도 나오는 음악. 일본이 유달리 좋아하는 것 같더라. 이유가 뭘까. 흥미롭다.)까지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영화였다. 그런데 주인공이 천재이면 처음부터 저렇게 갈등할 필요 없지 않았냐고 아버지의 쓸데없는 가오때문에 ㅋㅋ 주인공은 감독 어린 시절을 표방한 게 아닌가 생각됨. 말투도 그렇고 아무리봐도 캐릭터가 주변의 평범한 애새끼는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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