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전체보기

알라딘

서재
장바구니
마호가니 서재에서 헤드폰을 끼다
  •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
  •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
  • 22,000원 (220)
  • 2018-06-28
  • : 60

 

사실 공략을 못 한다 뿐이지 이 어머니가 가장 최강.

마트에서 근무하는 초기엔 사람들이 사고 싶은 것을 명확히 모를 때가 많으니 그걸 알려주자 생각했다. 약간의 우여곡절 끝에 나는 마트에 오는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사려 했는지 모르고 싶을 때가 많다는 걸 깨달았다. 그것은 마치 마트 사장과 고객 간의 긴밀한 협력 같았다. 예를 들어 고객은 자신이 과소비를 한다는 사실을 돌아보지 않으려 한다.

망각은 양기를 빨아들이고, 그것이 음지에 있던 영혼들을 움직이게 한다. 애니에선 주인공을 비롯해 과거를 잊어버린 사람들이 잔뜩 나타난다. 그러나 주인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를 인지했으며 명확히 선택했고, 그로 인해 망각으로 인해 일상이라 생각했던 것이 변화를 일으킨다. 남자 주인공 유이치는 7년 전의 과거를 회상하며, 가끔 그와 관련한 꿈을 꾼다. 그렇지만 유이치의 어린 시절이 그렇게 좋았을까? 그가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명확히 알았다면 조금 다르게 행동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향에 들르지 않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다. 유이치가 과거의 공포와 제대로 마주하지 않았을 경우, 그는 남자애들이 흔히 갖고 있는 자아도취 속에서 살았으리라. 아유의 비밀을 알게 되기 전 작품이 환상 속을 넘나든다거나, 유이치가 이 여자 저 여자 만나고 다님에도 마음을 다잡지 않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기억이 조금씩 살아나고 아유와 제대로 마주해서야 그는 꿈에서 깨어난다. 일면 달콤해 보였던 그 꿈은, 알고보니 유이치의 마음을 좀먹는 악몽이었다.

사랑하는 아유가 어머니에게 방임되었을지도 모른단 사실이 작중에 세부적으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유이치는 그녀를 돕지 못한다. 이사를 취소하고 아유와 같이 살지도 못한다. 저항심은 있으나 어린 자신이 권력을 행사하지 못하므로, 자신의 무력함을 잊고 싶었던 것이다. 실존은 메타포를 아는 것이다. 어린 시절은 사실 어른들에게 휘둘리던 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란 걸, 이 애니는 유이치가 잃어버리고 싶었던 상실의 슬픔 속에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내가 사실 힘이 없다는 걸 알아야 허무에 빠지지 않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 아픔을 나누며 살 수 있다. 삶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그는 과거와 마주함으로써 학교에서 공부하는 일반 학생들보다 더 큰 교훈을 얻게 되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