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만의 책을 만드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어요. 어쩌면 출판되어 나오지 않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이즈에 내가 원하는 종이로 취향과 욕심?을 한껏 살려서 하나뿐인 책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이 책이 가진 큰 매력 중에 하나는 바인딩을 만드는 법이 자세하다는 점이예요. 수년 전에 배워서 직접 고른 눈꽃 종이를 잘라서 바인딩에 하드 커버로 마무리한 노트를 만든 적이 있지만 기술이라는 것이 한 번 할 줄 알게 된다고 끝이 아니더라구요. 금새 까먹었어요. ^^;;
이 책에 나와있는 사진 순서를 펼쳐보고 만들다 보면 어느덧 새록새록 기억이 납니다. 나만의 책을 만들기 위한 바인딩 기법이 궁금한 분이나, 태어나는 아기를 위해 미니사진첩을 만들고 싶지만 시간적 물리적 여건이 안되시는 분도 책을 따라 따라하다 보면 어느새 완성되어 있을 거예요. 바인딩이 끝난 노트는 책처럼 묶여있긴 하지만 메시지나 내용이 들어있지 않은 핸드메이드 노트라고 불러야지 북아트라고 하기에는 어렵지만, 손으로 만든 이런 공책을 일반적으로 통칭해서 북아트라고 부르는 것 같아요. 메시지가 담겨 있는 아트북을 만들고자 한다면 기성책과 비슷한 모양으로 완성되는 모습에 개성이 부족하다고 느낄 지도 모르겠습니다.
노트 뿐 아니라 북케이스, 시계, 쇼핑백, 필통 등 종이를 활용해서 만들 수 있는 소품들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 있는 실용성이 높아요. 그리고 뭔가 만들다 보면 완성도와 편리함을 좌우하는 건 마무리와 작은 디테일이 아닌가 싶은데요. 학창시절 비밀 일기를 쓰던 노트에 달려 있던 자물쇠, 스크랩하기 좋은 3공 바인딩, 자석스냅, 리벳 등 여밈 도구를 쓰는 방법이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는 점이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핸드메이드 노트, 특히 바인딩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