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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구화.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영향을 주는 가장 강력한 말이다. 이런 상황에 가장 명징한 증거는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모습이다. 이중 우리는 부패한 기업과 관료, 정치인들의 보도를 볼 때는 잠시 착각하기도 한다. ‘저게 한국이여 미국이여’ 하고 말이다. 그들은 거짓말도 비슷하게 한다. 이라크에 무기가 없는데 있다고 말하는 한 대통령의 입과 미국산 소가 위험한데도 위험하지 않다고 말하는 한 대통령의 입은 너무나도 닮아 있다. 뭐 그들은 친해보이기도 한다. 

 

“정부는 항상 거짓말을 해왔다.” 이 단순한 이 책의 첫 글, 첫 문장에서 우리들은 쉽게 공감한다. 어쩌면 우리는 이 문장에 다음 말을 추가해야 할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정부는 거짓말을 할 것이다.’ 이런 사태는 막아야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이런 사태를 막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언론과 권력의 ‘유착’ 관계이다. 얼마 전 시청 광장에 모였던 한 스님의 말씀처럼 권력은 언론과의 유착을 넘어 권력-언론 ‘일체화’, ‘한 몸 되기’를 시도하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미국의 언론은 좀 나을까. 「결정적인 순간에 진실을 말하기: 미합중국 뉴스 매체와 이라크 침공, 점령」을 쓴 맥체스니에 따르면 오십보백보다. 권력의 노골적인 장악 시도는 약하지만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을 다루는 미국 언론 뉴스의 보도 행태는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그들은 진실을 따르기 보다는 미국 정부가 말한 자료를 따른다. 필자는 “(...) 미합중국의 이라크 침공과 점령에 관한 언론 보도를 분석할 것이다. 이제부터 보게 되겠지만, 자유 언론이 맞이한 바로 이 결정적인 순간에 그 어느 곳에서도 진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라는 참담한 진단을 내리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적 언론’임을 힘주어 말한다.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 아닌가? 처음 듣는다면, 여의도 모 방송국 앞에서 연일 촛불들과 대화하기를 권한다. 생생한 거리의 민주적 언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부제처럼 ‘권력은 국민을 어떻게 속여 왔는가?’를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오늘 제국(empire)의 부패와 거짓의 해부도를 보여준다. 이 해부도를 보며 삶 속에서 어떤 진실을 어떻게 말할지는 우리들의 몫이다. 이 길을 촛불들이 밝혀주고 있음도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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