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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박의 대담』은 스피박이 세계 여러 나라의 페미니스트, 문화비평가, 정치활동가들과 벌인 12번의 대담이 묶여져 있는 책이다. 이 대담집의 가장 큰 장점은 글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는 스피박이 직접 자신의 사상과 작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피박의 작업에 우호적인 사람과 비판적인 사람들이 대담자로 설정되어 있는 만큼 긴장감이 있는 질문들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스피박의 대답도 날카롭게 이어지는데, 이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장점은 대담의 주제들이 스피박의 사상에 기초를 이루고 있는 것이라는 점이다. 흔히 스피박의 사상은 맑스주의, 페미니즘, 해체론에 대한 해석과 비평이 중첩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책의 대담은 이런 주제들을 대담의 주요 주제로 불러온다. 이 책의 역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이 책의 주제만을 살펴봐도 이 책의 대담이 스피박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을 얼마나 다양하게 다루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스네자의 서문에서 볼 수 있듯, 스피박은 재현과 주체구성 관계에 강조점을 두면서 대담의 질문을 이용하여 그녀의 대답을 비평적 글읽기 수업으로 바꾸고 있다. 해체론, 주변부, 하위주체, “제3세계 여성”과 서구 페미니즘, 유물론과 가치, 포스트식민주의와 문학 텍스트, 그리고 문학 텍스트로서의 재현/자기 재현의 문제, 해체이론의 정치성, 다문화주의 정치성, 포스트식민주의 비평가의 상황, 교육적 책임, 정치적 전략과 그 밖의 시의 적절한 여러 주제를 토론하는데, 여기에는 스피박의 다른 저술들에서 제기된 질문들이 거의 다 포함되어있다.”(역자 서문 중에서)


마지막으로 이 책의 충실하게 써진 역자 서문도 큰 장점이다. 역자 서문은 23쪽에 적지 않은 분량으로, 포스트식민 연구의 현 상황, 『스피박의 대담』에 대한 배경적 소개, 이 책에서 스피박이 하는 주요 주장, 스피박 사상의 한국적 수용에 대한 역자의 생각을 담고 있다. 이 서문도 스피박을 처음 접하거나 스피박을 이해하고자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서평 :

「나를 ‘제3세계 여성’이라 부르지 마라」, 한겨레 고명섭 기자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1782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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