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는 관찰력이 뛰어나고 세심하며 기억력도 좋다. 소리내어 읽어도 나쁘지 않겠지만, 가만히 눈으로 읽으면 글 짓는 이의 마음까지 함께 느껴진다. 묘한 울림이다. 사람마다 경험치가 다르니 글의 느낌도 다른 법이지만 조금 외롭고 쓸쓸하다 싶은, 가을타는 사람이라면 읽기 좋은 책이다. 원작의 아름다움이 우선이지만 짧은 문장이 주는 싱그러운 호흡은 아무래도 탁월한 번역 덕분이다.
사귄지 오래된 똑똑한 여자 친구랑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기분이 이런 것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