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왜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려고만 하나요?
'책은 읽는 것이다'는 말은 옛말입니다.
책은 노는 것이기도 하고 꾸미는 것이기도 합니다.
<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 <엉뚱이 소피의 못 말리는 패션> <엠마>시리즈 등을 통해 학교와 가정 등 어린이들의 일상을 기발하고 톡톡 튀는 감수성과 상상력으로 접근해온 작가 수지 모건스턴(63·사진)은 한국의 독자들을 방문한 자리에서 “부모가 독서 즐거움 보여주면 아이들도 저절로 책 읽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부모가 책읽기를 게을리하면서 자식에게 책읽기를 시키는 것은 말이 안 되겠죠.
아이에게 책을 읽히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책에 흥미를 갖기란 쉬운 게 아니거든요. <역사속으로 숑숑>은 역사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이 나오는 책인데, 이 책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연구해 보았습니다.

책 이야기를 아예 게임으로 만들어 보았어요. 주사위를 던져서 멈춘 곳에서 퀴즈를 풀고 지나가는 방식이랍니다. 중간에 꽝이나 한번 쉬기, 점프, 두칸더 같은 곳이 많아서 흥미를 끌 수 있네요.

역시 책은 연상의 가지(마인드맵)으로 풀어나가야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것 같아요. 어린이들은 상상력이 넘쳐 흘러서 단번에 우주로 날아가 버릴 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가장 품이 많이 들어가는 아이템은 아무래도 '독서신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삽화도 들어가야 하고, 특집인터뷰도 들어가야 하지요. 그만큼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게 많고 보람도 있지요. 아이들과 함께 책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독서신문을 만들어도 재밌을 것 같아요.
이런 활동은 학교에서도 할 수 있고 집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시티 오브 엠버'라는 책을 보았는데, 미국에서 영문으로 된 '독서지도안'이 나왔더라구요.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담당하시는 분 말씀이 미국에서는 독서수업이 활성화돼 있어서 독서지도안이 책과 붙어서 배포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그림형제가 <가족과 아이를 위한 동화집>을 만들었을 때도 독서교육에 관해 자세히 언급했는데, 독일에서도 가족과 함께 책을 읽는 방법이 일반화돼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경우는 책을 '상품'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서 책을 가지고 할 수 있는 활동이 제한돼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역사는 점점 중요성을 잊어 가고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이러한 노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속으로 숑숑>은 철저한 역사고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넣어서 만든 책이니만큼 독서활동하기에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이랬던 아이가


이렇게 바뀌더군요.

문제를 못 풀거나 생각이 나지 않으면 크게 아쉬워하고,

문제를 맞혀 사탕을 받으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어요.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은 역시 '퀴즈'입니다.
얼마 전 숲속작은도서관(상암동)에서 아이들을 초대해 사탕퀴즈쇼를 했습니다. 아이들의 눈빛이 바로 변하더라구요.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퀴즈를 내고 아이들은 생각을 굴려가며 문제를 푸는데, 하나같이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습니다. 단지 책을 만들어 내놓는 것이 아니라, 책을 사서 선물하는 것이 아니라, 책에 품을 들이는 만큼 아이들이 즐거워한다는 것을 알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