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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생각의 단초들.
  • 세계 감염 예고
  • 마이클 루이스
  • 21,600원 (10%1,200)
  • 2024-11-30
  • : 310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마이클 루이스가 또 한번 압도적인 주제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영화 <머니볼>, <빅 쇼트>, <블라인드 사이드>의 원작자로도 많은 분들에게 익숙하실텐데요. 최근 작품인 <고잉 인피니트>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만큼 재밌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는 현실의 복잡한 이면을 소설보다 더 치밀하고 흥미롭게 직조해내는 비범함이 있습니다. 그동안 주로 숫자와 금융의 세계를 다루면서도 미국 정부에 대한 그의 비판적인 시각도 엿볼 수 있었거든요. 이번 에도 안 읽어볼 수가 없었습니다. <사회 감염 예고>는 마치 재난영화 속 클리셰 같은 팬데믹 속 숨겨진 영웅들과 무능한 관료주의 사이의 치열한 분투기를 그려냅니다. 드라마보다 드라마 같은 현실이 마이클 루이스와 만나 더욱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데요. 아무래도 미국의 이야기다 보니 우리가 모르는 얘기가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당시 트럼프 정부의 난맥상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어 앞으로의 트럼프 2.0 시대 또한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겁니다.


마치 잘 쓰여진 소설 한편을 읽은 기분이에요. 저자는 우리에게 익숙한 정치적인 인물들을 보여주기 보다는, 팬데믹의 최전선에서 싸운 인물의 이야기를 꺼내 놓습니다. 예를 들면, 채리티 딘처럼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싸우는 의사들, 조 드리시처럼 기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과학자들까지 어쩌면 우리가 이름조차 몰랐을 이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 좀 감동적이더라고요. 이들이 올드한 관료주의와 무능함에 맞서 싸우는 모습은 짜릿하면서도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그 거대한 기관이 이렇게 무능할 수도 있나 싶을 정도로 답답하더라고요. 펜데믹이 퍼지는데도 어느 하나 제대로 못하는 거 보면 이 부분에서 미국인들이 화 많이 나겠구나 싶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역대 최악의 폰지 사기꾼인 버나드 메이도프를 향한 수많은 경고에도 미적지근하게 대처하다 피해를 키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떠오르더라고요. 우리가 몰랐던 영웅들의 이야기, 그리고 시스템의 민낯을 보여주는 그런 이야기였어요. 인류가 펜데믹을 극복한 과정은 절대로 시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잘못된 점만 비판하는 게 아니라, 희망의 메세지를 잃지않는 모습이 좋더라고요. 팬데믹이라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는 꺼지지 않습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한 숨겨진 영웅들 덕분이죠. 펜데믹 대응의 핵심이 된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아이디어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한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집니다. 한 소녀의 과학 프로젝트가 국가적 팬데믹 대응책의 근간이 되었다는 부분은 솔직히 좀 놀랍더라고요. 그야말로 작은 변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펜데믹에 대해 국가적으로 잘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렇게 사회 시스템이 무너진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저도 쉽게 판단이 안 설 거 같아요. 그래서 책에서 나오는 인물들이 자기 할 일들을 하지만 '진짜 영웅'이라고 칭송할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봐요.


<세계 감염 예고>는 시스템의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펜데믹을 빌어 그점을 가장 꼬집고 싶었을 거에요. 많은 사람들이 시스템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감시해야, 앞으로도 이런 국가적인 재난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테니까요. 개인적으로도 관련 도서를 더 찾아보고 싶을 만큼 전염병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네요. 우리가 미래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세상에 당연한 건 아무 것도 없는 거 같습니다. 원체 흥미롭기도 하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내용이라 그의 지난 작품들처럼 영화나 드라마로 곧 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재밌는 논픽션을 읽고 싶은 분들이나 미국의 펜데믹 대응에 궁금증이 생기는 분들이라면 한번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읽으면 읽을수록 더 빠져들고 뭔가 찝찝하지만 동시에 후련한 그런 묘한 책입니다.



3줄 요약

1. 이 책은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위기 속에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숨겨진 영웅들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개인의 헌신과 노력으로 팬데믹에 대항한 이들의 활약상은 우리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다.

2. 마이클 루이스는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무능과 관료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이 부분을 통해 미국 보건 체계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더 나아가 사회 시스템 전반에 대한 성찰을 요구한다.

3. 팬데믹으로 인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저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잃지 않는다.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성찰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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