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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생각의 단초들.
  •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
  • 에밀리 부틀
  • 16,200원 (10%900)
  • 2024-11-19
  • : 3,630


이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진정성이란 단어는 참 아름답지만 어딘가 찝찝합니다. 이제는 하나의 과제가 되었죠. 어디서나 진정한 나를 보여줘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랄까요. 아니면 남들이 말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에 어긋나면 죄책감이 생기기도 하죠. 에밀리 부틀의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라는 책은 이런 오묘한 감정을 낱낱히 해부합니다. 우리가 맹목적으로 쫓고 있는 진정성이란 개념을 다루는 책이에요.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문화 비평가인 에밀리 부틀은 우리가 진정성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소셜미디어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환상이라고 지적합니다. 대중문화부터 인터넷까지 자유자재로 종횡무진하면서 우리의 믿음을 깨부수는 이 이야기는 꽤나 서늘합니다. 마치 거울을 마주보며, 진정성이 없는 진정성의 민낱을 보는 기분이죠.


 책을 읽으면서 진정성이란 깨어날 수 없는 꿈이란 생각이 들어요. 보통 우리는 진정성을 순수한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시대정신이 만들어낸 허망한 목표일 뿐이죠. 인플루언서는 진정성이란 무기로 제품을 마케팅하고, 소셜 미디어는 진정한 나를 홍보하는 수단이 된 지금 진정성은 하나의 상품으로 소모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보면서 진정성 있는 삶을 원하지만, 결국 모두 진정성을 흉내 내는 것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저자는 우리에게 "당신은 무엇을 원하는가?"며 세번이나 묻습니다. 진정성이란 틀에 갇힌 우리에게 사이렌을 울리고 있죠.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건 진정성이라는 굴레이며, 끝없는 자기 연출에서 벗어나야 함을 명심하게 됩니다.


 이 책은 비판적인 얘기를 넘어서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저자는 그냥 모든 시도를 멈추라고 말해요. 우리의 정체성은 계속 변하고, 하나의 틀에 가둘 수 없는 거니까요. 애써 진정한 나를 증명하려는 대신, 자연스러운 나를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는 우리에게 안도감을 줍니다. 내가 누구인지 굳이 증명하려 애쓰지 않을 용기일까요. 진정한 자아의 존재를 찾는 대신,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겪을 뿐이에요. 결국 진정성에서 자유로워지는 순간, 역설적으로 우리는 '진정한 나'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는 정말로 기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녀는 어디서도 맛보지 못했던 진정성의 해부학을 선사합니다.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죠. 그래서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저자의 날카로운 분석과 우아한 지혜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후련하게 만듭니다. 저와 같이 소셜미디어와 대중문화에 지쳐버린 분들에게 가장 권하고 싶은 책이에요. 이 책은 진정성이라는 환상에 빠진 우리에게 그 너머의 가능성을 바라보라고 손짓하는 구명정이 되어줄 겁니다. 에밀리 부틀과 함께라면 우리는 더 자유로워질 거에요.



3줄 요약

1. 현대 사회에서 '진정성'은 소셜 미디어와 자본주의 시스템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허구적인 개념이며, 오히려 우리를 소모적인 자기 연출 경쟁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2. '진정한 나'를 억지로 증명하려는 노력은 불필요하며, 오히려 정체성의 변화를 인정하고 자연스러운 자신을 받아들일 때 진정성이 발현될 수 있습니다

3. 저자의 날카로운 분석과 우아한 지혜가 돋보입니다. 이 책은 진정성이라는 환상에 빠진 우리에게 그 너머의 가능성을 바라보라고 손짓하는 구명정이 되어줍니다.


#리뷰어스클럽 #우리는왜진정성에집착하는가 #에밀리부틀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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