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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생각의 단초들.
  • 수치심 버리기 연습
  • 데번 프라이스
  • 19,800원 (10%1,100)
  • 2024-11-22
  • : 1,745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기계발서나 심리학 책들도 읽다보면 뭔가 뻔하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결국 "어떻게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에 매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죠. 근데 <수치심 버리기 연습>은 좀 다릅니다. 우리의 생각을 뒤집죠. 우리의 수치심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니 당당하게 자유로워질 권리가 있다고 말해요. 저자인 데번 프라이스는 심리학자이자 트랜스젠더로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의 진솔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에요. 특히 저자의 글은 따뜻하면서 설득력이 있어 읽는 내내 큰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었어요.


 이 책이 좋은 점은 수치심을 그냥 단순히 나쁜 감정으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보통은 그냥 부끄럽고 숨기고 싶은 감정으로 넘어가죠. 우리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경우도 있고요. 근데 이 책은 한발 더 나아가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그 뿌리까지 파고들어가요. 이 책의 핵심을 관통하는 "체제적 수치심"이라는 개념을 제시합니다. 이것은 사회가 만들어놓은 잣대 때문에 우리가 수치심을 느낀다는 개념인데, 성별이나 인종, 아니면 돈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는 거죠.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기준일 뿐 단순히 내가 부족하다고 부끄러울 이유는 없는 것입니다. 덕분에 개인적인 위안을 얻고 사회를 바라보는 넓은 혜안을 얻게 돼요.


 그리고 저자가 자기 이야기를 솔직하게 꺼내놓는 부분은 감동적이더라고요. 그가 자신의 성 정체성 때문에 얼마나 수치스러웠고, 그걸 또 어떻게 극복했는지 이야기할 때는 저에게도 큰 울림을 주더라고요. 나만 이런 수치심 때문에 끙끙대는 게 아니라는 위로를 받는 분들이 많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책 후반부에 나오는 연습 문제들은 좀 센스 있었어요. 실용적인 구성이 좋았습니다. 단순히 책을 읽고 끝내는 게 아니라, 실제로 내 감정을 정돈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심리와는 거리가 있는 정치적인 이야기를 좀 길게 늘어놓는 부분은 살짝 호불호가 갈릴 거 같긴 합니다만, 지금도 뜨거운 여운이 남는 책입니다.


 <수치심 버리기 연습>는 심리학과 사회학을 오가는 특이한 교양서입니다. 힘들 때 등을 토닥여주는 친구 같지만, 그 위안은 결코 가볍지가 않죠. 솔직히 우리 다들 살면서 부끄러운 일 한두 번씩은 있잖아요. 그럴 때마다 자책하곤 하는데, 이 책이 있었다면 큰 위로를 받았을 거 같습니다. 수치심은 내 잘못이 아니라고, 더욱 자유로워질 용기를 얻지 않았을까 싶네요. 수치심이라는 감정에 쉽게 휘둘리는 사람들은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왠지 힘들 때마다 책장에서 꺼내보게 될 것 같은 아늑함을 전하는 책입니다. 데번 프라이스가 권하는 따뜻한 조언은 거기에서 항상 빛나고 있으니까요.



3줄 요약

1. 책은 수치심을 단순한 개인의 감정으로 치부하지 않습니다. '체제적 수치심'이라는 개념을 통해 성별, 인종, 경제적 격차 등 사회 구조적 요인이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개인의 수치심 뒤에 숨겨진 사회적 맥락을 파헤칩니다.

2. 저자는 자신의 트랜스젠더 경험을 진솔하게 공유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달합니다. 책 후반부에는 구체적인 연습 문제들을 제시하여, 독자들이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적인 변화를 시도하도록 이끕니다.

3. 이 책은 수치심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다루면서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개인의 경험과 사회구조에 대한 통찰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수치심에 쉽게 휘둘리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힘겨운 싸움을 끝내도록 격려하는 아늑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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